by임명규 기자
2012.12.24 07:26:27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크리스마스 전후로 연초까지 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산타 랠리’가 올해도 찾아올지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유동성 확대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끝났고,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크리스마스 이후로 연기되면서 올해는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감세안 종료와 재정지출 삭감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이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들뜨기 쉬운 분위기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연이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동양에 이어 STX와 대성산업 등 그룹 핵심기업과 계열사들까지 신용등급을 내렸다.
이들은 유동성 문제로 올해 크레딧 시장을 뜨겁게 달군 기업들로 시멘트와 해운·조선, 건설 등 대표적 위험 업종에 속해 있고, 내년 이후 전망도 안갯속이다. 등급이 떨어진 이유는 모두 업황 침체에 따른 주력 회사의 실적 부진,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탓이었다.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음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21일까지 STX(011810)를 비롯해 STX팬오션(028670) STX조선해양(067250)의 주가는 이달 초보다 모두 올랐고, 대성산업(128820)도 최근 10일간 15% 가량 상승했다. 업황과 실적에 대해 크레딧 시장과 신용평가사가 끊임없이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연말 연초에 위험 업종을 중심으로 등급 강등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위기에 취해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