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정민 기자
2007.08.21 07:56:15
WSJ 보도
창의성과 아이디어 개발위해 변신 단행
[이데일리 하정민기자] 올해 33세의 허재훈 씨는 SK텔레콤(017670)의 5개 직급 중 4번째에 해당하는 `대리`다. 수직적인 한국의 조직문화 하에서 그의 결정에 대해 아래 직급이 의문이나 반발을 표시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허재훈 대리보다 높은 사람이 그에게 어떤 일을 시키거나 퇴근 후 술자리를 제의했을 때 그는 거절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회사가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직급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5개 직급은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통일됐다.
이제 허재훈 씨의 직급은 `허 대리`가 아니라 `허 매니저`다. 갓 입사한 25살의 사원 역시 `매니저`로 불리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 기업 문화의 주요한 특징인 연공 서열에 따른 직급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SK텔레콤이 작년 10월 직급제를 폐지한 것을 예로 들면서 조직 문화의 빠른 변화를 소개했다.
아이디어와 혁신에 중점을 두는 서구 기업과 달리 아시아 기업은 전통적으로 서열과 형식을 강조해 왔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사 결정에 절대 복종하는 고유의 방식으로 최고 수준의 경제 발전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