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수헌 기자
2005.07.03 10:49:38
7일 금통위 `금리인상` 카드 꺼낼까
6일 경제운용계획 확정..정책실효성 높일까
5일 아파트값급등지 기준시가 상향
7일 대통령 `언론과의 대화`..파업 먹구름
[edaily 김수헌기자] "소 꼴을 먹이러 갔다가 폭우를 만나면 허둥지둥 피할 데를 찾죠. 소를 몰고 말입니다. 그런데 내 경험으로는 비를 맞더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는 게 상책입니다."
시골에서 자랐다는 한 정부 관료가 들려준 말이다. 옷이 웬만큼 젖은 마당에 억센 소까지 몰아가면서 피할데를 찾아봐야 힘만 더 빠질 뿐, 현실을 깨닫고 빨리 집으로 내달리는 것이 소나 사람에게 좋다는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면 미래도 그만큼 빨리 준비할 수 있다.
경제도 크게 다르지 않은듯하다.
◇경제분야
정부가 이번주에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한다. 고집스럽게 우기던 5% 성장률은 당연히 수정될 것이다.
4%대 중반 성장률을 내다봤던 각종 국내외 기관들이 최근 줄줄이 수치를 낮춰잡고, 4%를 예상했던 한국은행은 미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5일 하반기 경제설명회에서 성장률 조정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3%대를 고수했던 기관들의 선견지명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4일 하반기 경제운용 당정협의를 한 뒤 일단 재정운용계획만 일부 내놓을 계획이다. 전체 운용계획은 6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경제민생점검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다. 하반기는 연동계획(rolling plan)을 짜는 것이기 때문에 통상 총리가 회의를 주재해왔다는 것이 재경부의 설명이다.
올해 연간 성장율 전망치가 얼마나 수정될지, 하반기 성장전망과 정책의 무게중심은 어디에 실릴지, 얼마나 실효성있고 가능한 정책들이 제시될지에 대한 분석과 진단이 잇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역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몇가지 의미있는 경제지표들이 제시된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이 서비스동향과 소비자전망, 생산자물가동향, 금융시장 동향 분석 등이다.
통계청은 5일 `5월 서비스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4월 서비스동향은 도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 증가하는 수치를 보여줬다. 미미하지만 소비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증가율이 0.6%에 불과해 앞으로 소비회복세가 좀 더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번 5월 서비스업 동향은 소비회복세 강도를 가늠할 수 볼 수 잇겠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나타난 내수소비지표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기저효과 등이 작용한 측면이 있고, 최근 6월 중순 이후 유가불안이 확대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5월 동향만으로는 판단을 내리기에는 다소 이르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6월 소비자전망조사`에서는 지난 5월 석달만에 다시 기준치(100) 밑으로 떨어졌던 지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5일과 6일 잇달아 6월 생산자물가동향과 금융시장동향 분석자료를 내놓는데 이어 7일에는 콜금리 조정여부를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지난 5월중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5% 하락, 5개월만에 내림세를 나타냈었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도 2.7% 상승하는데 그쳐 물가는 대체로 올해들어 계속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불안해지고 하반기에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50달러~55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담배값 인상 등과 맞물릴 경우 물가관리도 만만치많을 전망이다.
금융시장동향은 최근 부동산값 움직임과 관련한 가계대출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에는 19개월만에 가계대출이 최대 증가폭을 기록, 늘어난 가계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과열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정부는 최근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낮추고 기존 대출자의 투기지역 신규대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7월부터 실시되는 이같은 정책은 동일세대가 아니라 동일인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가족 중 다른 사람 명의로 대출받는데는 속수무책이다. 따라서 앞으로 전체 가계대출흐름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통위 `금리인상여부 촉각`..동결 전망 우세
7일에는 한은 금통위가 예정돼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30일 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3.25%에 맞춤에 따라 한미간 정책목표금리수준은 이달부터 같아지게 된다.
금통위를 앞두고 지난 1일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금리인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여기에다 "금리인상을 기대하는 시장 참가자들은 큰 손해를 볼 것"이라며 " 한은 총재도 금리를 올리지 않는 데 동의하고 있다"는 말까지 더해, `월권`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나중에 "부총리 발언은 부동산을 해결하기 위한 금리인상은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하긴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유야 어찌됐건 금리에 대해 부총리가 `절대` 인상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응으르 보였다.
◇단기 부동산대책 잇따라 시행..부동산가격 급등 막을지도 주목
한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번주에도 역시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단기효과가 기대되는 정책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지난주 금감원의 주택담보대출 억제, 국세청의 다주택자 탈루조사강화 방침에 이어 5일에는 아파트값 급등지역에 대한 기준시가 상향조정이 발표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대상아파트 등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주 국세청은 강남 9개 아파트단지 신규매입자의 60%가 3주택 이상 보유자라는 사실을 발표하는 등 이미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조사를 마친 것으로 보여, 기준시가 재조정 아파트가 강남 분당 등 서울과 외곽, 지방 일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 사회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7일 청와대에서 각 신문·방송·통신사 및 인터넷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30여명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노 대통령이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구상을 깊이있고 소상히 밝히기 위해 마련한 자리.
특히 그동안 4.30 재보선 참패 이후 유전개발 의혹과 행담도 개발 의혹이 이어지면서 대통령 스스로 `위기`라고 말할 정도로 수세에 몰렸으나 지난 주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부결 등으로 한숨을 돌린 노 대통령이 정국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밝힐 지 주목된다.
국회는 김승규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조대현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릴 전망이다.
이번주에는 노사정 갈등이 심상치않을 전망이다. 이미 여름철 임단협 투쟁에 나선 산별노조들이 파업에 나설 조짐이고, 한국노총까지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병원노조는 지난주 총파업 투표를 벌여 재적 조합원의 절대적 찬성으로 오는 8일 총파업안을 가결시켰다. 지난해 장기파업에 이은 또 한번의 병원파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산별 중앙교섭과 관련해 사용자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오는 5일 13차 중앙교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오는 6일과 8일에 각각 4시간씩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도 쟁의행위를 결의(대한 77.1%, 아시아나 82.2% 찬성)한 가운데 아시아나는 지난달 30일 간부파업과 조합원 준법투쟁에 이어 오는 5일 오전 1시부터 시한부 경고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곳곳에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와 정부간에도 대화가 중단되고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비정규직법 처리 무산,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망사고 무성의 대응, 일방적인 최저임금 결정 등을 `노정관계 파탄`으로 규정해 김대환 노동부 장관과 이원덕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퇴진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여기에 한국노총은 예고한 대로 오는 7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10만명 참여를 목표로 각종 집회 등을 통해 조직의 총역량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