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대출비교플랫폼시장…빅테크 수수료 얼마 벌었나

by송주오 기자
2023.10.19 05:30:0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온라인 대출 비교 플랫폼 시장이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수혜를 입은 것은 ‘플랫폼’이란 지적이다. ‘금융 샌드박스’ 규제 완화를 통해 온라인 대출 중계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수수료를 받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플랫폼 3사만 이득을 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사의 올해 온라인 대출 중개 서비스로 인한 수수료 수익은 약 1800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대출 비교플랫폼을 처음 도입한 2019년 첫해 13억원의 140배 가까운 규모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출 비교 서비스 취급액 및 평균 수수료율’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토스와 카카오, 네이버의 온라인 대출 중계 서비스 규모는 9조7619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스의 대출 잔액은 5조9586억원, 카카오페이 3조2504억원, 네이버파이낸셜 5529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대출 중개 서비스는 2019년 도입 이후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9년 1207억원에서 2020년 2조8499억원, 2021년 10조2048억원, 2022년 17조4468억원으로 급증세다. 2019년 이후 누적 대출액은 각각 토스 24조원, 카카오 15조원, 네이버 6조원 가량이다. 특히 지난 5월31일부터는 대출비교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상품 갈아타기가 바로 가능해지면서 차주들의 이용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반기 취급액까지 포함하면 연말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대출 중개 규모는 20조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중개 시장의 성장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수수료 수익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수수료 수입은 2019년 첫해 13억원(토스)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 272억원(토스·카카오페이)에 이어 2021년 1200억원(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2022년 1767억원(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894억원에 달해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수입 규모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대출 중개 서비스의 강점은 낮은 수수료다. 오프라인 중개 업체들은 통상 2.5%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데 반해 온라인 대출 중개 업체들은 평균 0.98%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이후 수수료는 일부 조정됐지만, 대다수의 차주들이 온라인으로 이용을 하면서 결국 플랫폼들만 남는 장사가 됐다”며 “우려한대로 대형 플랫폼사에 종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온라인 중개 서비스는 대출 외에 예금·보험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6월 21일 업계 최초로 온라인 예금 중개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네이버도 9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예·적금 중개 시장 규모는 연간 50조~60조원에 이른다. 다만 은행들이 상품 제공에 소극적인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히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온라인 서비스도 내년 1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보험·플랫폼업계는 지난 7월부터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 중인 플랫폼 금융혁신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박성준 의원은 “2019년 규제샌드박스 사업으로 선정돼 추진된 사업 중에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라며 “예금 비교와 보험 비교 서비스도 신속하게 추진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신속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