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힌 리오프닝株…'양회'가 돌파구 될까

by이용성 기자
2023.03.02 06:33:00

작년 말 급등했던 리오프닝株 ''제자리 걸음''
"리오프닝, 효과·영향 미비" 분석도
3월 양회 이후 리오프닝 효과 ''분수령''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급등했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가 박스권에 갇혔다. 아직까지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리오프닝주의 향후 전망이 안갯속인 가운데 증권가에선 중국 정부의 운영 방침이 결정되는 양회(兩會·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칭하는 3월 연례행사)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여겨졌던 화장품·면세 등 리오프닝 주는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1월27일 기준 한 달간 3%대 등락률을 보이며 13만~15만원 선을 오갔다. 같은 기간 클리오(237880)와 롯데관광개발(032350)도 등락을 반복하며 한 달간 각각 4.72%, 2.79% 상승에 그쳤다. 호텔신라(008770) 7만9000원부터 8만원 초반대까지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박스권에 머물렀다.

최근 이 같은 흐름은 중국의 리오프닝 소식이 들려왔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에 지난해 11월1일부터 아모레퍼시픽은 59.01% 올랐다. 같은 기간 클리오는 42.32%, 롯데관광개발이 54.82%, 호텔신라는 27.54% 오르며 고공 행진을 이어간 바 있다.

리오프닝주가 박스권에 갇힌 것은 작년 말부터 급상승한 주가에 피로감이 누적된 것에 더해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보다 먼저 리오프닝에 나선 홍콩에서도 아직 뚜렷한 경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1월 홍콩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36.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수입 증가율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0.2% 줄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 연구원은 “홍콩 수출의 약 60%를 담당하는 대중국 수출 증가율도 전년 동월 대비 43.7% 하락한 것은 물론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증가율도 40~50% 수준의 감소 폭을 보였다”며 “홍콩이 중국보다 먼저 리오프닝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이에 더해 한국은행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우리나라 경제 비교적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중국 성장률 전망이 작년 3.0%에서 올해 5.0%로 상승하면서 우리 경제 성장제고 효과는 0.3%포인트 내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중국 리오프닝은 대중수출 회복,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통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증권가에서는 양회 이후 증시 방향성을 봐야 한다며 관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양회는 시진핑 지도부의 3기가 공식 출범하는 자리인 만큼 경제 정상화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10월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당 대회 이후 정책 전환(피봇) 기대감으로 3개월에 걸쳐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도 낙수 효과를 누린 바 있다. 당시 당 대회 직후 코스피 지수는 한 달간 급등세를 보이며 2213.12에서 2479.84로 12.0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74.48에서 740.60으로 9.8% 상승했다.

과거 경험에 의해 이번에도 양회가 경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시진핑 지도부는 △위드코로나 △시장개방·대외 친화 정책 등 △친성장 정책 크게 세가지 줄기로 정책 피봇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양회를 전후로 2차 주가 리바운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분명히 잠재해 있지만, 당장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불확실성과 더불어 정찰 풍선 사태로 미·중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기대했던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일부터 개최되는 양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