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 ‘미완’의 합의…경찰, 범죄자들 잇단 송환[사사건건]

by김미영 기자
2022.07.23 08:20:00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50일만에 파업 종료
올해 4.5% 임금인상·고용승계 얻고, 민형사 책임 남아
‘동남아 3대 마약왕’ 검거 마침표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도 붙잡아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파업 사태가 50일만에 일단락됐습니다. 인명사고까지 우려됐던 공권력 투입 전에 노사간 합의를 이룬 건 참 다행입니다. 하지만 노사 잠정합의안을 두고 노조 측에선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초라하고 걸레 같은 합의서”라는 울분섞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파업은 끝났다해도 여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경찰은 해외에 도피해 있던 범죄자들을 잇달아 붙잡아 국내로 송환하는 개가를 올렸습니다.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 (이하 하청지회)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51일만, 선박 건조장을 점거한 지는 31일만에 파업을 끝냈습니다.

하청 노사는 22일 오후4시께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기준 임금 4.5% 인상, 폐업한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등의 내용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임금인상분은 하청지회 측이 당초 파업을 시작했던, 지난 5년 불황을 이유로 30% 넘게 삭감된 임금의 원상회복 요구엔 한참 못 미칩니다. 하청지회 측은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파업 기간 중 사측 손실액으로 추정한 7000여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입장을 굽히지 않고, 협력업체들도 이에 가세하자 ‘민·형사상 면책‘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임금인상 요구를 사실상 접었습니다.

그러나 노사는 마라톤교섭 막판까지 가장 큰 쟁점이었던 ‘민·형사상 면책’, 즉 손해배상 청구 문제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과제’로 남겨뒀습니다. 금속노조 홍지욱 부위원장은 “하청지회 지도부 임원이 민·형사 책임을 지고 조합원들에겐 피해가 가선 안된다는 지회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원들의 투표에서 90% 이상 찬성을 얻으면서 파업은 이날 오후 공식 종료됐습니다. 31일 동안 1㎥ 철제구조물에 자신을 가뒀던 유최안 하청지회 부지회장, 고공 농성을 벌여왔던 노동자 6명 등도 농성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를 돌아가는 노조원들의 발걸음이 가벼울 순 없습니다. 파업 종료 직후 정부와 대우조선해양 측은 한목소리로 “불법점거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행위에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경찰청 검거지원팀(오른쪽)과 베트남 공안이 3년간 공조 끝에 지난 17일 ‘동남아 3대 마약왕’ 마지막 피의자 A씨를 검거하고 신병 인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마지막까지 잡히지 않았던 마약 유통책 피의자를 경찰이 드디어 잡았습니다.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부와 3년간 공조해 베트남에서 국내로 마약을 공급해온 김모(47) 씨를 17일 호찌민 현지에서 검거, 19일 오전 국내로 강제 송환했습니다. 김씨는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잡히지 않았던 최후의 1인입니다.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로 불리던 박모씨는 2020년 10월 필리핀에서 검거돼 현지에 수감됐고, 탈북자 출신 마약 총책인 최모씨는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지난 4월 국내로 송환됐지요.

김씨는 2018년부터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공급책과 거래하면서 필로폰과 합성대마 등을 판매,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박씨와 최씨에게도 마약을 공급하는 등 동남아 마약밀수의 최상선 총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정된 국내 판매책 등 공범만 20여 명, 확인된 마약 유통 규모는 시가 70억원어치로 추정됩니다. 수사 과정에서 실제 범행과 공범 규모는 훨씬 더 크게 드러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베트남 공안과의 이번 공조 수사는 2019년 6월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경찰청은 김씨와 관련된 여러 추적 단서를 입수했고 베트남 공안과 협의해 지난 5월 공동조사팀을 현지에 보낸 데 이어 지난 16일 경찰청 인터폴계장과 베트남 담당 등으로 구성된 검거 지원팀도 파견해 김씨를 붙잡았습니다.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인 40대 남성 박모씨가 필리핀 현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사진=경찰청)
그런가하면 경찰은 22일엔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를 필리핀에서 붙잡아 국내로 강제송환했습니다. 운영자인 40대 남성 박모씨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범 20대 여성 한모씨입니다.

박씨는 약 7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밤의 전쟁’을 포함해 4개의 성매매 알선사이트를 2014년 4월~2021년 1월 약 7년간 운영하면서 성매매업소 7000개를 광고해주고 광고비 명목으로 약 17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청은 2019년 ‘밤의 전쟁’ 사이트에 대한 첩보 입수 후 수사에 착수, 사이트 4개를 폐쇄하고 국내 총책 등 19명을 검거했습니다. 동시에 사이트에 게재된 789개 업소에 단속을 벌여 업주, 종업원, 성매수남 등 관련자 2522명도 붙잡았습니다.

2016년 필리핀으로 도주한 박씨는 사이트 공동운영자가 2019년 8월에 필리핀에서 검거될 때에도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경찰청은 인터폴 사무총국에 박씨의 적색 수배를 신청하고, 필리핀 인터폴 등 현지 사법기관에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이민청과 공조해 지난 5월 19일 검거했습니다. 박씨와 함께 국내로 송환된 한씨는 2015년 8월~2016년 6월께 마닐라에 있는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에서 전화상담원 역할을 한 걸로 전해집니다.

경찰청은 “외국 경찰과의 지속적인 국제공조로 해외 도피 사범들을 지속해서 송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