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에어컨 달기 전 상담받으세요" 똑똑한 설치·관리법은
by정병묵 기자
2022.07.08 06:00:00
혹서기 롯데하이마트 기사 에어컨 설치 현장 동행
설치 현장에 여러 변수…사전 점검 서비스가 안전
추가비용 사전에 꼼꼼히 알아봐야 안심
"혹서기보다 봄철에 미리 구매 설치하는 게 최상"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쉽고 빠르게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사전 방문 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철 에어컨이 필수가전제품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하지만 더위를 식히기 위해 구입한 에어컨을 설치하다 보면 오히려 열받는 일이 생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 5일 롯데하이마트(071840) 에어컨 설치기사 2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아파트를 찾았다. 이곳에 사는 40대 주부 조 모씨는 지난 2002년 구매한 에어컨을 20년만에 ‘투인원’ 제품으로 교체키로 했다.
|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R아파트 단지에 롯데하이마트 에어컨 설치 전문 CS마스터가 고객이 구매한 에어컨과 설치 용품을 옮기고 있다(사진=정병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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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도착해 설치 준비를 하던 설치기사는 도착하자마자 조씨와 심각하게 얘기를 나눴다. 조씨는 거실 스탠드형 에어컨 1개와 안방에 벽걸이형 에어컨 등 2개를 사용중이었다. 안방에 있던 벽걸이형 제품은 그대로 사용하고 새로 구입한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나는 거실에, 하나는 자녀방에 설치하려고 했다.
이상훈 롯데하이마트 CS마스터가 “실외기와 작은 방 에어컨을 배관으로 연결하기 위해 작은방 밖으로 뚫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자 조씨는 고민에 빠졌다. 매립 배관(에어컨 배관이 벽 속에 매장돼 있는) 아파트라 벽을 뚫어야 하는 상황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씨가 원래 쓰고 있던 안방 벽걸이형 에어컨은 매립 배관을 통해 연결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 방도 그렇게 쓰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폭염에 아직 에어컨 설치를 시작도 못했는데 시간이 벌써 40분이 흘렀다. 이상훈 마스터는 “비교적 최근에 지은 아파트는 대부분 매립 배관으로 설계됐다”면서도 “단지마다 집마다 방마다 다른 경우가 많아 막상 설치를 시작하려면 당혹스러워 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조씨는 잠시 고민 끝에 타공을 하기로 결정했다. 집이 자가였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결정한 편이다. 이 마스터는 “자가가 아닌 경우 벽을 뚫는 것은 집주인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 일이고 허가를 안 해주면 에어컨을 설치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 벽걸에 에어컨 배관 연결을 위해 고객과 협의한 위치에 타공하는 모습(사진=정병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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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제거하는 손쉬운 방법은 ‘사전 방문 서비스’다. 모든 가전 판매 업체가 이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2만원을 지불하면 내 집에 맞는 설치 방법을 기사가 알려 주고 예상 비용 견적까지 알려 준다. 조씨의 집은 비교적 신축 아파트라 다용도실에 에어컨 실외기를 두는 공간이 있어 외부 앵글은 필요 없었는데, 앵글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 안전성 확보 등 여러 변수가 있다.
집을 방문한 지 한 시간여 만에 드디어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자녀 방의 벽을 뚫고 외부로 배관을 빼내 실외기와 연결했다. 자녀방 벽걸이형 에어컨과 실외기 간 거리는 약 10m. 배관 길이가 기본 제공 한도를 넘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조씨의 경우 벽걸이형 알루미늄 배관 7m 기본 제공에 △3m 추가 연장비 3만9000원(1m당 1만3000원) △배관을 연결하는 유니온 자재(9500원) 2개 설치 1만9000원) △매립배관 청소비 5만원 △용접비 1만원 등 총 11만원대 추가 금액이 나왔다. 이 마스터는 “집집마다 상황이 다달라 배관을 연장한다면 못미더워하는 고객분들이 계신데 설치비 조견표를 사전에 참조하시면 좋다”고 전했다.
상담 시간까지 약 3시간여에 걸쳐 설치 작업을 마무리했다.
현장에 동행한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에어컨 구매 시기는 연초가 가장 좋다”며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3월쯤 구매하면 설치할 때 폭염을 견디지 않아도 되고, 제품 수급이 원활해 대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조씨에게 에어컨 사용 ‘꿀팁’도 전수했다. 그는 “제습과 냉방 중 더 에너지 효율이 좋은 것은 제습”이라며 “기본적으로 냉방기능의 바람 세기가 10 이라고 하면 제습기능의 바람 세기는 3 정도라 전기요금도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습도는 높지만 덥지 않은 날에는 냉방기능을 끄고 제습기능만 가동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컨 설정 온도를 한 번에 최저온도(18도)로 설정하기보다는 26도 정도로 설정 후 4도씩 단계적으로 낮추는게 좋다”며 “서큘레이터와 함께 사용하면 에어컨 냉기를 더 멀리 여러 곳으로 보내줘 냉방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질소, 전용 스폰지를 이용해 매립배관 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정병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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