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제왕 ‘오뚜기’ 잡아라”…식품업계 소스전쟁
by강신우 기자
2019.04.16 05:30:00
소스 생산액 1조7000억, 4년 새 21%↑
‘1차원적 소스→만능소스’ 트렌드 변화
라면·치킨업계도 ‘만능 소스’ 각축전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베누(Venu) 파스타 소스’ ‘요리가 맛있어지는 비법 소스’ ‘굽네 볼케이노 소스’ ‘불닭소스’….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요리과정 간편화 선호 등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어디에 넣어 먹어도 맛있는 일명 ‘만능소스’가 뜨고 있다. 오뚜기 등 소스 사업이 주력인 업체뿐만 아니라 치킨, 라면업체 등 식품업계 전반에 소스 열풍이 불고 있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정통 소스 업체뿐만 아니라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최근 조리 편의성을 강화한 소스를 선보이며 각축전이 한창이다.
먼저 신세계푸드는 자사 외식브랜드 이탈리아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의 소스를 포장한 ‘베누 파스타 소스 2종(토마토 소스·아라비아따 파스타 소스)’을 선보였다. 별도 추가재료 없이 끓는 물에 파우치를 3분간 데운 뒤 삶은 면에 붓기만 하면 된다.
풀무원은 간장 소스와 마요 소스로 구성된 ‘요리가 맛있어지는 비법 소스’를 팔고 있다. 채소에 곁들여 먹는 기존 냉장 드레싱의 용도를 확대해 여러 가지 요리에 활용할 수 있게 한 제품이다. 핫도그나 피자, 튀김을 소스에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달걀과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요 덮밥이나 샌드위치 스프레드의 속 재료로 사용하기 좋다.
라면·치킨업계도 소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팔도는 2017년9월 계절면 ‘비빔면’의 소스인 ‘팔도 만능비빔장’을 내놨다. 액상 스프에 마늘, 홍고추, 사과즙 등을 넣어 감칠맛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해외여행객을 타깃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인기를 끌자 불닭소스를 지난해 12월 정식제품으로 출시했고 이어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 등 제품군을 확대하고 나섰다. 핵불닭소스는 독보적인 강렬한 매운맛, 까르보불닭소스는 크림 특유의 부드러움 속에 숨겨진 화끈한 매운맛이 특징으로 요리, 스낵 등에 곁들여 먹기 좋다.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 굽네치킨은 2017년10월 출시한 ‘굽네 볼케이노 소스’에 이어 지난해 7월 ‘굽네 허니멜로 스스’를 출시했다. 치킨샐러드, 샌드위치, 월남쌈,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에 넣어 먹을 수 있으며, 핫도그나 피자의 디핑소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 소비 트렌드에 따라 소스만 넣으면 요리가 완성될 수 있도록 기존 간장, 고추장 등 1차원적 소스에 여러 재료를 섞은 만능형 소스 제품이 출시, 인기를 끌면서 소스 시장도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소스류 생산실적(생산액)은 2017년 1조 6993억 원으로 2013년 1조 4093억 원 대비 연평균 4.8% 성장해 4년 새 2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55만 5051톤(t)에서 83만 5429t으로 50.5% 늘었다.
소스류 품목별로 보면 2017년 판매액 기준, 양념장이 26.9%로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파스타소스(24.3%), 드레싱(18.8%), 마요네즈(17.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양념장은 간편식의 성장, 편의성 선호 트렌드에 따라 고기양념 위주로 구성됐던 상품군이 국·탕·찌개용, 볶음용, 조리용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소스 시장에서 업계 1위는 오뚜기이다. ‘진라면’으로 유명한 오뚜기는 사실 소스 부문에서 독보적이다. 2017년 기준 업계의 시장 점유율을 보면 오뚜기가 12.7%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어 CJ제일제당 7.1%, 대상 4.5%, 동원홈푸드 2.4% 등의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능소스 등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 특징으로 소스류의 생산 및 출하 규모가 매년 늘고 있다”며 “가정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간편식 구성품 중 소스를 포함한 제품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