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피맥 다음은 버맥…버거+맥주 새로운 조합으로

by김유성 기자
2019.04.12 05:45:00

수제버거 매장, '수제버거+수제맥주' 틈새 시장 노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매장, 맥주 음용 점포 확대
혼맥족 증가로 배달 서비스도 증가 추세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여의도 벚꽃 축제에 나온 직장인 김지현(37)씨는 국회의사당 근처 KFC 매장에 들렀다. 매장 안에서 김 씨는 치킨버거와 맥주를 주문했다. 그는 “치맥(치킨에 맥주)과 달리 버거와 맥주는 혼자서도 먹기에 부담이 적어 좋다”고 말했다.

포장 구매해 여의도 벚꽃축제 현장으로 갖고 나온 생맥주와 버거.
버거와 맥주 조합이 뜨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부담 없이 맥주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새로운 틈새시장을 노리는 프랜차이즈와 수제맥주 매장의 경쟁 덕분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 프랜차이즈와 수제버거집 등이 ‘버맥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일부 매장은 혼맥족(혼자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과 홈맥족(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을 확보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버거와 맥주 세트 판매에 가장 적극적인 건 수제버거 매장이다. 버맥은 기존 호프집과 대형 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이 제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역 근처 수제버거 매장. 생맥주(DRAFT BEER)가 주요 메뉴 중 하나로 기재돼 있다.(사진=김유성 기자)
미국식 수제버거 전문점 바스버거는 ‘하와이안버거’, ‘더블바스버거’ 등 맥주와 어울린다는 콘셉트의 버거 메뉴를 선보였다. 수제맥주인 ‘ㅂㄲ(부끄)라거’, ‘광화문 흑맥주’와 ‘찰떡궁합’이란 게 바스버거 측 설명이다.

바스버거 관계자는 “판매되는 전체 버거 5개중 1개가 맥주와 나갈 정도로 버맥 메뉴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프레시버거 브랜드 모스버거는 버거와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버거 앤 비어(Burger & beer)’ 콘셉트 매장을 선보였다. 추후 매장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모스버거 관계자는 “현재 강남구청역점에 이어 추후 명동중앙점, 종각역점 등 오피스 밀집 지역에도 생맥주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퇴근 후 가볍게 버맥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버거 이미지.
대형 프랜차이즈도 버맥 매장을 늘리고 있다. 2016년 맥도날드가 시범적으로 시작한 후 KFC 등에서도 매장에서 맥주를 팔고 있다.

KFC는 매장 내 생맥주 판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국 189개 매장 중에서 맥주 판매가 가능한 매장이 129개다. KFC 관계자는 “치킨·버거 브랜드라는 이점을 살려 맥주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맥주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란 특성 때문이다.

국내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맥주 판매를 고려한 바는 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용한다는 대중적 이미지 때문에 고사했다”고 전했다. KFC도 성인에 한해 일반 세트메뉴에 맥주를 추가하거나 탄산음료를 맥주로 교환하는 식이다.

혼맥족 증가와 함께 버맥 배달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바스버거의 경우 하루 매출의 35%가 배달에서 나온다. 이중 상당수가 버맥 메뉴다.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버거와 맥주 조합 메뉴의 배달 횟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 3월 기준 이 부문 증가치는 101.9%(2017년 8월 대비)다.

버맥 배달세트.(사진=바로고)
업계 관계자는 “치맥과 피맥(피자에 맥주)은 물론이고 버맥 등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안주 조합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불어 혼술, 홈술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안주에 대한 배달 문의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