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려야 산다"…중견가전, 렌털제품군 확대 '사활'

by김정유 기자
2018.11.16 01:30:00

바디프랜드, 이·미용 의료기기 등 렌털 제품군 확대 검토
현대렌탈케어, 내년 신규 렌털시장 진출… 제품군 확대 ''올인''
기존 강자들도 제품군 늘려, ''사업 확장성'' 큰 만큼 너도나도 확대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렌털에 이어 정수기, 라텍스 매트리스(사진) 등으로 렌털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향후엔 의료기기 분야까지 렌털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바디프랜드)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중견 가전기업들이 렌털(임대) 제품군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수기·비데에서 시작해 매트리스·안마의자까지 왔던 렌털 제품군이 최근엔 전기레인지와 이·미용 의료기기 등까지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렌털 제품군이 많으면 많을 수록 연계 판매 가능성이 높아지는 렌털시장 특성상 한동안 업체들의 이 같은 제품군 확대 경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는 최근 신규 렌털제품으로 의료기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안마의자 렌털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해 관련 시장을 선도하는 바디프랜드는 이후 직수형 정수기와 라텍스 매트리스 등으로 렌털 제품군을 확대했다. 바디프랜드가 현재 개발 및 출시를 검토하는 신규 렌털제품 중 하나는 이·미용 분야 의료기기로 알려졌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최근 한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회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렌털 제품군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며 “자체 연구소에서도 최근 이·미용 의료기기 등을 렌털 출시할 수 있을 지 다각도로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론칭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타 제품들과 다른 차별성을 부여한 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렌털업을 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제품군 확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렌털을 통해 이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렌털 방식을 도입한 2011년부터 7년간 누적으로 45만대(일시불 판매 포함)의 안마의자를 판매했다. 이어 직수형 정수기와 라텍스 매트리스도 렌털 제품군으로 추가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이 회사는 렌털을 바탕으로 연매출 4129억원의 중견기업으로 도약, 최근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렌털 제품군 확대 움직임은 렌털 후발업체들 사이에서 더 활발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렌탈케어도 올해 공격적으로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에도 신규 렌털제품으로 전기레인지를 출시했다. 이 회사가 올해 출시한 렌털제품은 정수기·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 등 총 16종에 달한다. 이어 이달 말까지 추가적으로 신형 정수기 2종을 출시할 계획으로 제품군 확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제품군 확대에 힘입어 현대렌탈케어는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신규 가입 계정 10만개를 확보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약 30% 증가한 규모로 지난해 전체 신규 가입 계정 8만개를 상회한다. 특히 내년에는 새로운 분야에서 렌털 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그동안 경쟁사들에 비해 제품군이 미흡했는데 올해 이를 메우기 위해 제품군 확대에 전사적으로 달려들었다”며 “아직 확정하진 않았지만 내년에는 새로운 분야의 렌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렌탈이 최근 렌털 방식으로 출시한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사진=웅진렌탈)
올해 출범한 웅진그룹 렌털 브랜드 웅진렌탈도 제품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초에도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를 출시했다. 앞서 웅진렌탈은 올초 브랜드 론칭과 함께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8종의 제품군을 한꺼번에 론칭했다. 코웨이(021240)로 성공 신화를 썼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인만큼 렌털사업에서 제품군 확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웅진렌탈은 1년 안에 렌털 계정 10만개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기존 렌털시장 선두업체들도 제품군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코웨이는 올해 야심차게 출시한 의류청정기 렌털을 시작했다. 그동안 정수기·비데 등 기초적인 제품군에만 머물렀던 교원그룹도 최근 매트리스 렌털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누적 렌털계정 수가 1000만개를 돌파했을 정도로 렌털이 대중화하고, 진출한 업체들도 많아지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렌털 계정 수는 2015년 880만, 2016년 938만, 지난해 1070만개를 기록했다.

렌털은 소비자와 면대면으로 접촉해 이뤄지는 사업 방식인만큼 파급력이 뛰어나고 이에 따른 사업 확장성도 크다. 여기에 최근 경기불황으로 큰 돈을 쓰기 꺼려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렌털 제품에 대한 수요가 한층 높아졌다. 이 같은 흐름이 업체들의 렌털 제품군 확대 움직임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은 기본적으로 ‘연계’에 초점이 맞춰지지 때문에 제품군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면서도 “다만 제품군 확대에만 너무 매몰해 일부 저품질 중국산 제품에 상표만 붙여 렌털 판매하는 행위들은 렌털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만큼 업체들도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