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셀트리온 등 신흥강자 '강세'…전통의 제약社 '약진'
by강경훈 기자
2017.12.27 04:00:00
[2017 중기·바이오 결산]①제약바이오
셀트리온·삼성바이오, 美·유럽서 바이오시밀러 잇단 승인 받고 현지공략 강화
유한양행·녹십자 등 제약사 6곳 1조클럽 입성 예상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올해는 삼성바이오·셀트리온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 ‘신흥강자’들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던 한해였다. 유한양행·녹십자 등 국내 전통의 제약 분야 강자들 역시 연매출 ‘1조원 클럽’에 무난히 입성하는 등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약진한 모습이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올해 혈액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인 ‘트룩시마’를 유럽에 출시했다. 유방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는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허쥬마는 내년 초 공식 허가를 받고 유럽에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 출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가 유럽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시장의 46%를 점유할 만큼 성장했다. 램시마는 또 지난해 말 미국시장에도 진출, 올 한해만 현지에서 1000억원 이상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램시마에 이은 ‘캐시카우’인 트룩시마 역시 올해 2분기 유럽시장에 출시한 후 현재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9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는 출시한지 3달 만에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30%를 점유했다. 이는 램시마의 초창기 성장속도보다 4배 정도 빠른 수준이다.
셀트리온이 램시마에 이어 트룩시마까지 주력 제품군으로 확보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가 올해 전년 6706억원보다 40% 정도 늘어난 95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셀트리온의 실적 성장에 힘입어 셀트리온 제품을 독점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올해 지난해 7577억원보다 30% 정도 늘어난 98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국내외 선두권 업체들을 빠르게 위협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 승인을 받았다. 유럽에서는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와 유방암 바이오시밀러인 ‘온트루잔트’ 승인을 받는 등 올 한해 동안 총 3개 품목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에 주력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이달 초 18만ℓ 규모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3공장을 완공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36만ℓ 규모의 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 스위스 론자(26만ℓ)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4만ℓ) 등을 제치고 이 분야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이 외에 올해 바이오의약품 업계 화제 중심이었던 신라젠은 우두바이러스를 이용한 간암치료제인 ‘펙사벡’을 개발 중이다.
전통의 제약사들 역시 올 한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전했다.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한미약품(128940), 대웅제약(069620), 종근당(185750), 광동제약(009290) 등 상위 6개 업체들이 올해 무난히 매출액 ‘1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녹십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 9600억원을 올리며 선전했다. 유한양행이 지난 2014년 국내 업계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제약 업계 전반에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삼성·셀트리온 등 바이오 업계 신흥강자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두각을 보였다”며 “전통의 제약사들 역시 과거 ‘리베이트’에 활용했던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선순환구조가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