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절반, 빚 3000만원…갚는데 4년 넘게 걸려

by권소현 기자
2017.12.08 06:00:00

신한銀, 보토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3년차 이하 직장인 47% 빚 보유
대출상환에 월평균 61만원 지출
빚 갚아도 결혼·주택데출 이어져
취업준비에 쓰는 돈 월 29만원
공무원 되는데 총 633만원 사용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전상희 기자] 사회 초년생 중 절반가량은 대출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 돈 모으며 결혼, 출산, 내집마련 등 생애주기에 맞게 인생설계를 해야 할 시기에 빚 갚는데 급급해 제대로 된 인생준비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N포세대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신한은행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 만 20~64세 금융소비자 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 3년 이하 사회 초년생의 47%가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잔액은 평균 2959만원이다. 이들은 대출상환을 위해 월평균 61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대출 유형으로 보면 학자금 대출이 21%로 가장 많았다. 대학교육연구소 분석결과 올해 전국 사립 일반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740만원에 달했다. 의학계열 평균 등록금은 1027만원 수준이었다. 비싼 등록금 내려면 대출이 불가피한 경우가 상당하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월세자금대출이 나란히 8%로 뒤를 이었고 자동차대출과 현금서비스도 각각 6%, 2%를 차지했다.

직장에 들어가서도 대출을 모두 갚기 위해 평균 4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대출을 다 갚아도 결혼자금, 주택구입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대출 인생이 이어질 수 있다.

그나마 취업에 성공했다면 돈을 갚을 수 있으니 사정이 낫다. 취업준비를 하는 데에도 지출이 상당해 결국 빚으로 연결될 수 있다. 취준생들의 평균 취업 준비기간은 1.1년으로 이들이 취업 준비를 위해 쓰는 비용은 생활비와 주거비를 제외하고 평균 384만원이었다. 월 평균 29만원 정도 들어가는 셈이다.



일반 사무직을 기준으로 자격증 취득하는데 가장 돈을 많이 썼고 어학시험, 교내 취업 프로그램 참가, 학원 및 인터넷 강의 수강 순으로 지출했다.

업종별 총 취업 비용은 공무원이 63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문직이 480만원, 교육직이 429만원, 사무직이 345만원 순이었다.

이들이 취업 준비비용을 마련하는 방법(복수 응답)은 아르바이트(59%)와 가족 및 친지 지원(58%)이 가장 많았다. 취준생이 부모로부터 지원받는 금액은 월 평균 15만원 수준이었다.

경력단절여성(경단녀) 180만 시대, 재취업에 성공해도 소득에서는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 여성 직장인 중 경력 단절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 월평균 급여는 274만원으로 1년 미만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245만원보다 29만원 높았다. 경력 단절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여성의 180만원과 비교하면 94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경단녀 2명 중 1명은 5년 이상 장기 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경력 단절 기간이 길수록 재취업 시 월 평균 급여는 더욱 낮아졌다. 6개월에서 1년 미만 경력단절을 경험한 경우 월 급여는 243만원이었으나, 5년 이상 7년 미만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경우 143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1년 미만 경력단절 여성의 월 평균 급여보다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맞벌이의 이유로는 경제적 이유(2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노후 대비(20%), 자녀 교육(18%) 순으로 나타났다.

돈 들여 취업준비하고 어렵게 취직해도 빚 갚는데 급급하다 보니 노후준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장인 중 26%는 노후 대비 저축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이건 초중고 자녀를 둔 가구건, 자녀를 다 키운 가구건 모두 ‘저축할 돈이 없어서’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들었다.

장동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초년생의 부채에는 학자금 문제가 큰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복지 정책과 동시에 청년층의 자산형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사회 초년생이 대출과 자산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청년층과의 접점이 있는 대학이나 기업에서 나서 실제적인 경제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