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美·브 정국혼란에 조정심리…실적·OPEC감산 기대

by이명철 기자
2017.05.21 08:30:46

美, 트럼프 러시아 게이트 여파…글로벌 증시 출렁
브 테메르 대통령도 탄핵 위기…신흥국 우려 고조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으로 꾸준히 코스피지수 2300선 문을 두드리던 국내 증시에 `노란불`이 켜졌다. 한차례 홍역을 치른 국내 전철을 밟으려는 듯 미국에 이어 브라질까지 탄핵정국으로 들어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들 지역의 정치적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휘청거렸다. 다만 국내에선 새 정부 출범과 실적 호조, 유가 안정 기대로 지수는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15~19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0.11%(2.46포인트) 올랐다. 16일 2295.33까지 오르며 2300선을 압박했지만 이내 주춤하며 한주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외국인은 2130억원 순매수하며 쇼핑을 이어갔지만 기관이 2122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연방수사국(FBI) 해임으로 촉발된 ‘러시아 게이트’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준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은 특별검사 수사로 이어졌고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탄핵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특별검사를 지정한 17일(이하 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78%, 2.57% 떨어지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8일 브라질 대법원은 테메르 대통령 뇌물 방조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승인했다. 수감된 쿠냐 전 하원의장 입을 막기 위한 뇌물 제공에 동의했다는 이유다. 야당에서는 테메르 대통령 탄핵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정치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개장 초 10% 이상 폭락해 서킷브레이커(일시 매매중단)가 발동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미국 상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3분의 2 이상의 정족수를 확보해야 해 공화당의 협력이 필수다. 그럼에도 시장 우려가 커지는데는 트럼프 리더십 약화에 따른 정책 프로젝트와 입법 지연 가능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부상은 의회 협의가 필요한 오바마 케어 철회,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내포한다”며 “산업재·소재 등 경기민감업종 비중 확대 전략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또 6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25일 공개하는 FOMC 회의록은 대차대조표 축소 등 위원들의 유동성 축소시점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판단을 살필 계기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 탄핵 이슈는 신흥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브라질은 그동안 변동성 우려에도 현 정부 친(親)시장정책이 기대요인으로 작용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이 같은 기대감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브라질에 유입됐던 유동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성장 전망 둔화와 급격한 자금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긴축은 다시 신흥국 전반의 성장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코스피지수 2200선에 오른 상황에서 대외 이슈를 반전할만한 카드는 많지 않다. 1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됐고 주목할 만한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도 없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지만 기준금리 동결 예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열리는 금통위여서 한국 경제 판단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정도가 관심사다.

다만 국내 상장사 이익의 질적 개선이 확인되면서 강력한 하락 저지선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미국 뉴욕 증시를 비롯해 일본 니케이지수, 유로스톡스지수가 1~2%씩 일제히 하락했을 때도 코스피지수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2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내년 3월까지 감산 연장을 합의한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감산 연장 합의가 결렬되면 신흥통화 약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 소지가 있지만 내년 3월까지 감산 연장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여전히 원화 강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