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경훈 기자
2017.02.04 05:00:00
제약사 윤리프로그램 강화
영업 방식 바뀌는 계기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걸리면 끝장’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제약사 리베이트 얘기입니다. 그런데 예전과 조금 다른 점이 있는 게, 예전에는 ‘걸리면 끝장이니 안 걸리게 하라’였다면 이제는 ‘걸리면 끝장이니 무조건 하지마’가 대세입니다.
제약사의 윤리규정은 보통 CP라고 합니다. ‘Compliance Program’의 약자로 보통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윤리규정, 준법프로그램 등으로 해석합니다.
대웅제약(069620)은 지난달 말일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현황’을 공시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인사위원회에서 CP 위반을 이유로 5명이 감봉 6개월, 3명이 감봉 3개월, 3명이 견책, 2명이 경고 등 13명이 징계를 받았고, 15명은 재발 시 인사위원회 회부라는 구두경고를 받았습니다. 또 대웅제약은 자사의 경험을 CJ(001040)헬스케어나 대원제약, SK케미칼(006120), 영진약품(003520) 등 10여개 제약사에 전수했다고 알렸습니다. 보통 실적에 대한 공시는 많았지만 윤리규정 준수에 대한 공시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고 봅니다.
일동제약(249420)도 지난해 10명의 CP 위반자를 적발해 견책 5명, 감봉 5명 등의 인사조치를 내렸습니다. 경고를 받은 직원이 44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종근당(185750)은 최근 2년 동안 견책 2명, 감봉 10명, 징계해고 1명 등의 인사조치를 취했습니다. 녹십자(006280)는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465건의 마케팅 계획을 반려했습니다. JW중외제약(001060)은 대표이사와 지주회사의 준법관리실장을 자율준수관리자로 임명하고 CP 운영 조직을 21명으로 구축했습니다.
그야말로 ‘걸리면 끝장’인 분위기입니다. 윤리규정이 강화되면서 기존 방법에 익숙해져 있는 영업맨들이 점점 설자리가 좁아진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하지 말라는 것은 늘어나는데, 그렇다고 약을 팔지 못하는 일에 대해 이해를 해 주는 분위기도 아닌 듯 합니다. 젊은 영업맨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무기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양이지만 수십년간 불법 리베이트에 의존한 영업맨들은 나가라는 분위기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불법 리베이트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