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파고든 中브랜드]③고급 입은 화웨이폰, '삼성·애플'에 도전장

by성문재 기자
2015.08.05 05:30:02

중국 전자제품 무한도전
갤럭시S6 사양과 비슷.. 점유율 2위 애플 바짝 추격
하이얼, 아이디어 경쟁 성과.. 지난해 냉장고 1600만대 판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중국 가전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가전 맹주’ 삼성과 LG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과 LG를 위협하는 수준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업체 하이얼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째 백색가전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 1위(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집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 중심에서 최근 몇년새 스마트폰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중국 화웨이 역시 세계 시장에서 매출과 점유율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꼬리표가 더 이상 싸구려라는 낙인으로만 여겨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최대 전자제품 회사인 하이얼(海爾·Haier)은 가전제품을 제조하고 유통, 설치, A/S까지 도맡아한다. 전 세계에 5개의 연구개발(R&D) 센터, 21개의 산업단지, 160여개국 이상의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

1948년 칭다오에 냉장고 공장을 설립하면서 출범한 하이얼은 1990년대 들어 세탁기와 TV까지 손을 대면서 종합 가전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이얼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냉장고 1600만대, 세탁기 1500만대를 팔았다. 생활가전 전체로 보면 시장점유율은 10.2%다. 특히 냉동고(22.8%), 와인셀러(18.1%), 냉장고(17%), 세탁기(14.4%)는 평균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하이얼이 놀라운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플랫폼 컴퍼니’라는 생소한 경영 방식이 숨어 있다. 기존의 중간 관리층을 없애고 하나의 조직을 여러개의 작은 조직으로 쪼개 협력사로 분사시킨 것이다. 하이얼은 2012년부터 시작한 이같은 조직개편을 ‘샤오웨이(小微) 운동’이라 부른다.



하이얼의 주력제품인 LED TV LE48M7, 냉장고 HRF-320C, 미니세탁기 I-wash 이미지. 하이얼코리아 제공.
샤오웨이들은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제안해 하이얼로부터 이를 현실화하는데 필요한 기술, 자본, 사람을 지원받는다.

지난해말 기준 하이얼의 샤오웨이는 약 200개다. 본래 취지대로 독립 운영되고 있는 샤오웨이는 아직 10%에 불과하지만 하이얼의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는 이같은 방향성을 의심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중국업체의 존재감은 위협적이다.

특히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업체로 유명한 화웨이(華爲·Huawei)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집계 지난 2분기 말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9.0%로 두자릿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위 애플과의 격차를 5%포인트로 좁혔을 뿐만 아니라 1위 삼성전자와도 12.2% 차이에 불과하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화웨이 P8’은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 3GB 램, 1300만 화소 후면카메라, 800만 화소 전면카메라,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화웨이코리아 제공.
화웨이는 중·고급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판매량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4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플래그십 제품 ‘P8’은 같은 시기 출시된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사양을 갖추고 있다.

리차드 위(Richard Yu)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대표는 “프리미엄 사양의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는 화웨이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이 적중했다”며 “R&D 에 대한 꾸준한 노력과 투자를 통해 더욱 경쟁력 있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