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5.07.10 05:01:05
김영훈 회장, 세계에너지협의회 활약
정몽준 전 의원, 韓 스포츠 위상 높여
조양호 회장, 세번째 IOC 위원 도전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재계 총수들의 대외 활동은 비즈니스 차원의 인맥 쌓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은 물론 국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면서 호평을 받는 경우도 많다.
에너지 전문기업인 대성그룹의 김영훈 회장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세계에너지협의회(WEC)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돼 2013년 10월부터 현 회장과 함께 공동 회장으로 활약 중이다. 내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제23회 세계에너지총회가 끝나면 단독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WEC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지만, 9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민간 국제기구다. 그동안 중동과 유럽, 북미 지역의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이 실력을 행사해 왔으며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회장직에 오르면서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대성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WEC 수장을 맡게 되면서 메이저 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맞다”면서도 “그보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에너지 이슈와 관련해 한국의 발언권을 확대하고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009540)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과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은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으로 이끌면서 일약 세계 축구계의 거물이 된 정 전 의원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5월 비리 의혹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블래터 FIFA 회장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강직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고, 축구계 내 한국의 영향력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계 인사들과 적극 교류하면서 차기 FIFA 회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조 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과 더불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끈 대표적인 재계 인사다. 이후 직접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준비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조 회장은 한국의 세번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IOC 위원은 개인 자격의 이 회장과 선수위원인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 등 2명이다.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 후유증으로 와병 중이고 문 위원은 내년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 유지를 위해서는 조 회장의 IOC 위원 선출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한 재계 인사는 “재계 총수들의 경우 기업을 일구면서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글로벌 무대를 누비며 자신은 물론 국가의 명예를 드높이고자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