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하영 기자
2015.07.06 06:30:00
명문대 지방캠퍼스·국립대 4곳 구조개혁평가 하위그룹 포함
정원감축 법안 통과 안 돼도 D·E 등급 대학 ‘국고지원 차단’
9월 수시모집 직전 평가결과 발표···대학들 ‘낙인효과’ 우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별 등급을 정해 이를 학생 정원감축과 연계시키는 대학구조개혁 2단계 평가를 앞두고 대학가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명문대 지방캠퍼스와 국립대 4곳이 하위등급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명단이 공개 될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구조개혁 2단계 평가 대상은 지난달 초 완료된 1단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권 그룹(D·E등급) 대학들이다. 교육부는 이 중 상위 10%(4개교)는 C등급으로 격상시킬 방침이다. 일종의 패자부활전인 셈이다. 현재 2단계 평가대상으로 알려진 곳은 37개 대학이다. 이들은 단 4장뿐인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경쟁하고 있다.
5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오는 6일부터 대학구조개혁 2단계 평가에 착수한다. 1주일간 37개 대학을 방문평가한 뒤 늦어도 다음 달 말까지는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단계 평가는 대학별 중장기발전계획과 교육과정, 특성화 성과 등을 평가한다. 대학들은 교육부 평가단 방문을 앞두고 1점이라도 평가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답변자료를 보강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학내 분란을 겪은 뒤 총장이 물러난 충북의 A대학은 2단계평가를 앞두고 “일단 이번 위기를 넘기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교수협의회나 직원노조가 그간 학교 측과 대립적 관계였지만 2단계 구조개혁평가와 관련해서는 교직원들이 학교 측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전체 대학을 최상위 A등급에서 최하위 E등급까지 5단계로 구분한다. 교육부는 등급이 낮을수록 대입정원을 더 많이 감축토록 해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할 방침이다. 고교 졸업자 수가 축소되는 만큼 오는 2023학년까지 대입정원 16만 명을 감축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정원감축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대학 평가·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당장 정원감축을 인위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하위권인 D·E등급을 받는 대학에는 국고지원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대학을 압박해 정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D등급을 받는 대학은 국고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정부가 대학에 배정하는 국가장학금 2유형도 지급되지 않으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도 등록금 대비 30% 이내로 제한된다.
최하위권인 E등급 대학도 국고지원 사업 참여가 불가능하다. 특히 해당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불이익이 크다. 정부가 학생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1유형까지 지급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도 받을 수 없다.
2단계 평가 대상 대학들은 낙인효과를 우려한다. 정부가 주도한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을 경우 대입시장에서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힐 수 있어서다. 교육부는 8월 말 평가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다. 하위등급 대학들은 9월 초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위등급 그룹에는 명문대 지방캠퍼스와 국립대 4곳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사립대 지방캠퍼스는 국내 최상위 대학을 다투는 명문대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사립대와 D사립대 지방캠퍼스도 서울의 본교는 입학성적으로 중상위권에 포함되는 대학들이다.
B대학 관계자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우리 대학이 하위권에 해당하는 2단계 평가대상에 포함됐다는 말에 모두 충격을 받았다”며 “교육부가 대학특성화사업 신청 당시 정원감축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우리 대학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반면 국립대 등 의외의 대학들이 하위그룹에 포함됐다는 소식은 나머지 대학들에게는 우울한 소식이다. 2단계 평가대상에 포함된 수도권 E대학 관계자는 “2차 평가에서 반드시 상위 10%에 포함돼 상위그룹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라면서도 “경쟁해야 할 대상에 서울의 주요 대학 캠퍼스와 국립대들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힘이 빠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