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저승사자` 로스키 뉴욕 금융감독국장, 내달 사퇴
by이정훈 기자
2015.05.21 06:34:33
4년간 국장직 마치고 컨설팅사 설립..스탠퍼드대 강의도
월가 및 비트코인 규제 강화..적성국 금융거래 철퇴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세계 금융 허브인 미국 월가를 감독해 온 총책임자이자 비트코인 규제에 가장 목소리를 높였던 벤자민 로스키(45) 뉴욕주(州) 금융감독국장이 다음달 사퇴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미 현지 언론들은 로스키 국장이 올해내에 사퇴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로스키 국장이 4년간의 금융감독국장을 포함한 2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물러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올 가을부터 스탠퍼드대학 사이버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에서 초빙교수로 일하면서 강단에 설 계획이다. 또 정보기술(IT), 사이버보안, 가상화폐 등에 관해 금융기관들에게 자문하는 컨설팅 회사를 뉴욕에서 세우기로 했다.
아직까지 로스키 국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에 누가 올지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연방검사 출신인 로스키 국장은 지난 2011년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에 의해 발탁, 주 금융감독국장에 기용된 후 지금까지 4년간 근무해왔다. 당시 쿠오모 주지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후 두 개로 나워져 있던 은행감독국과 보험감독국을 합쳐 로스키 국장에게 금융감독국을 맡긴 바 있다.
그는 뉴욕주 정부가 라이센스(인가)를 발급하는 월가 은행들과 보험회사 등을 규제하는 임무를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업무상 부딪힐 일이 많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재무부, 법무부 등에게도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 월가의 도덕적 해이에 채찍을 든 로스키 국장과의 지난 4년이 월가로서는 암울한 나날이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또 적성국인 이란과의 불법 금융거래 혐의로 영국 스탠더드차타드의 은행업 인가를 박탈한다는 위협을 가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였다. 그는 스탠더드차타드로부터 3억4000만달러의 벌금을 받아내고 외부 감독인까지 선임하도록 하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또 지난해 BNP파리바은행이 이란, 수단, 쿠바 등과 금융거래를 한 혐의도 적발해 사상 최대인 90억달러의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비트코인 등 온라인 가상화폐에 대한 감독규정을 제안했으며 월가가 대대적 사이버 공격에 대비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