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52개월來 최저치 유지.."더 떨어질수도"
by조진영 기자
2015.05.19 06:00:00
한은 2015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
5월 도시가스요금 인하·6월 교통요금 인상이 변수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월 수준을 유지하며 52개월래 최저치를 이어갔다. 5월 초에 도시가스요금 인하가 시행된 상황이라 향후 발표되는 PPI는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4월 PPI는 101.80으로 3월과 동일했다. 2010년 11월 101.78을 기록한 이후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년동월비로는 3.6% 하락했다.
PPI는 국내생산자가 국내(내수) 시장에 내놓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나타낸 지수다. 2010년 100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내는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통상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본다. CPI 하락은 경기 침체인 디플레이션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선행지표인 PPI의 움직임 역시 중요하다.
품목별로 보면 공산품은 0.2% 하락했다. 석탄·석유제품이 3.0%포인트 하락한 영향이다. 고체연료인 코크스(-12.6%)와 주로 화물선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6.0%), 등유(-6.0%)가 석탄·석유제품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화학제품은 1.6% 증가해 낙폭을 줄였다.
한은은 최근 유가변동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윤창준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국제유가가 2월에 오른 뒤 3월에 다시 반락했다”면서 “석탄·석유제품은 3월 유가하락의 영향을, 화학제품은 2월 유가반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석탄·석유제품을 이용해 만드는 화학제품은 국제유가 반영 시차가 긴 편이다.
국내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평균 45.77달러를 기록한 이후 2월(55.69달러) 반등했다가 3월(54.69달러) 소폭 하락했다.
농림수산품은 등락률 상승, 공산품은 하락하는 모습이다. 농림수산품은 1.7% 상승했다. 수산물(-1.6%)의 하락에도 농산물과 축산물이 각각 2.3%, 3.3% 올랐기 때문이다. 4월 강우일수가 평년보다 적어 수확량이 적은 점이 농산물 가격을 올렸다. 축산물(3.0%)은 돼지고기(7.8%)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특별한 변동이 없었던 전기·가스·수도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었다. 서비스업은 0.2%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분야 지수가 1.3%상승한 점이 영향을 줬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5월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10.3%(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내렸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올 1월 5.9%, 3월 10.1% 내렸다. 이 영향으로 지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4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6월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 PPI가 반전할 가능성도 있다. 윤 과장은 “5월 도시가스 요금 인하로 생산자 물가지수가 더 내릴 수 있지만 6월에는 다른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국제유가 추이와 국내 변수들이 섞여있어 지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가의 단계별 파급과정을 보여주는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6% 하락했다. 전년동월비로는 6.4%떨어졌다. 원재료와 중간재는 수입 가격이 내려 각각 3.3%, 0.5% 하락했다. 최종재는 수입자본재와 소비재 하락의 영향으로 전월비 0.2% 내렸다.
수출품을 포함해 국내 기업이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 물가를 나타낸 총산출물 물가지수는 0.5% 내렸다. 농림수산품은 국내출하가격 상승으로 1.6% 상승했지만 공산품은 수출가격 하락으로 전월비 1.0% 하락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