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화금이 매각한 계열사..알짜? 돈 먹는 하마?

by하지나 기자
2013.03.06 07:43:00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46%도 함께 매각
지난해 대정이엠 지분법손실 15억..영업익 전년비 40%↓
"2차전지사업 불확실성, 투자비용 지속..기존사업에 집중"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지난달 중순 대정화금(120240)이 계열사인 대정이엠 매각을 전격 결정했다. 최대주주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알짜 계열사라는 시장의 평가와 달리 2차 전지 사업이 불투명해 장기적으로 ‘돈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정화금은 지난달 15일 계열사 대정이엠 지분 59만6880주(24.29%)를 88억4300만원에 GS에너지에 매각했다. 당시 대정이엠의 최대주주이자 대정화금의 창업주인 송기섭 대표이사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46.7%)전량도 함께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정화금 관계자는 “상장사의 지분 매각은 공시 사항이지만 개인과 관련된 지분 매각은 공시 사항이 아니다”며 “시장에서 오해하는 것과 달리 최대주주 지분도 함께 매각했다”고 말했다.

대정이엠은 2000년 9월 설립돼 현재 중대형 2차전지 전구체·양극활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 사업이 미래성장 산업인만큼 향후 대정이엠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배터리 전문기업 코캄과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케미컬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다우코캄과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2010년 1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1년에는 3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은 들쑥날쑥하다.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매각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지난 10여년 넘게 대정이엠을 운영해왔지만 2차전지 사업은 경쟁이 치열한데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워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며 “성과를 기약할 수 없는 사업을 지속해 오히려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정화금은 2차전지 사업을 정리하고 기존에 영위했던 시약 제조 및 유통판매업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전기자동차의 경우 최근 유가 안정화로 필요성이 다소 줄어들었다”며 “또한 상용화 조건인 가격하락 및 배터리 용량 확대, 배터리 부피 축소를 위해서는 오랜기간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정화금의 영업이익이 45억원으로 전년대비 40% 가량 줄어든 데에는 대정이엠으로 인한 지분법 손익 영향이 컸다. 대정화금 관계자는 “15억원 가량의 지분법 손실이 발생하면서 올해 대정화금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내년에는 이러한 리스크가 해소되는 만큼 예년 수준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정화금은 이번 매각대금과 관련해 사업다각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정화금 관계자는 “매각대금 80억원뿐만 아니라 현재 현금보유액만 200억원 정도 된다”며 “향후 성장모멘텀을 위한 신규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