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前금통위원 "콜금리인상, 몸에 좋은 `쓴 약`"

by이정훈 기자
2007.08.10 08:00:07

"금리인상 적절..시간 걸리겠지만 유동성 억제효과 있을 것"
"정부도 외환시장 개입 최소화 약속해야"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했던 김태동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속적인 콜금리 인상은 적절했고 이로 인한 이자부담 상승도 몸에 좋은 쓴 약이 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적절했다고 본다"며 "우리로서는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인상한 것이지만 유동성이 너무 넘쳐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의 경우 17번 연속 인상한 적도 있다"며 "지난 7월에 금리를 너무 늦게 올린 것이 문제지 이번 연속 인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효과에 대해서는 "이성태 한은 총재 말대로 통화정책은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반 이상 시간이 걸린다"며 "7월에 인상했지만 7월중 뚜렷하게 유동성 증가폭 축소 성과는 없었고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는다`는 지적에 대해 "그게 바로 긴축효과"라며 "정책금리를 올리면 장기금리나 은행 대출금리도 올라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총수요가 줄어들면 그만큼 유동성이 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쓴 약(=높은 금리)이 몸에 좋은 약"이라며 "쓴 약를 먹을 만큼 우리 경제가 좋아졌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유동성 증가는 은행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은 자신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유동성을 많이 풀었던 것도 문제"라며 "콜금리를 인상해서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한은도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해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선진국 수준에 가까워졌지만 거품이라고 속단하긴 이르다"면서도 "건설업체 이익은 정부가 건설비용을 과다하게 인정해준 부분이 있고 수출업체 이익은 외환 개입 덕을 본 만큼 기업 실력으로 내지 않은 이익도 포함돼 있으며 그 부분 만큼은 뻥튀기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