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급락..고유가로 소비위축

by안근모 기자
2006.05.31 05:31:27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30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나흘만에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세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2%를 넘었다.

지수들은 장중 단 한차례의 반등시도 조차 하지 못한채 지속적으로 흘러 내렸다.

월마트의 부진한 5월 매출 실적이 사흘 연휴를 쉬고 돌아온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유가가 큰 폭으로 반등, 인플레이션과 소비부진 우려를 가중시켰고,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는 8개월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냉각됐다.

5월 거래를 하루 남긴 가운데, 대표지수인 S&P500은 지난 2004년 7월이후 2년만에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할 처지에 놓였다. 월간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이후 다섯달만에 처음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1.63%, 184.18포인트 하락한 1만1094.43으로 마감해 지난주 만회한 것을 모두 까먹었다. 나스닥지수는 2.06%, 45.63포인트 떨어진 2164.74, S&P500은 1.58%, 20.28포인트 내린 1259.88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1억1053만주, 나스닥에서는 17억2064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22대74, 나스닥에서는 22대73이었다.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WMT)가 2.7% 하락했다. 월마트는 5월 동일점포 매출이 약 2.3% 증가한데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잠정 추산했다. 회사측의 에상범위 2∼4%의 하단부에 머문 것. 고유가로 인한 소비자들의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풀이됐다.

월마트 악재에 유가 상승 및 소비자 심리 약화 소식이 가세했다.

이란 핵개발에 따른 긴장이 다시 높아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66센트 상승한 배럴당 72.03달러에 마감, 2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소비자 신뢰지수는 5월중 103.2를 기록, 4년 최고치였던 전달보다 6.6포인트 하락했다.

증권업(XBD), 인터넷(GIN), 주택건설업(HGX), 소매업(RLX), 항공서비스(XAL) 등 유가와 금리에 민감한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제너럴모터스(GM)는 5.4% 떨어졌다. 이날 도이치뱅크는 GM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판매 둔화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골드만삭스(GS) 주가는 2%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의 헨리 폴슨 회장 겸 CEO가 이날 재무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중국 바오철강의 고위 관계자가 `19%의 철광석 가격 인상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언급, 원가 부담 증가 우려를 자극함에 따라 US스틸(X)이 4.5% 급락하는 등 철강주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19%는 25년만에 가장 큰 인상폭이다.

UBS가 `매수`로 투자의견을 높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SUNW)는 2.9% 급등했다. UBS는 선마이크로가 감원을 계획중일 수 있다며 투자의견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