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석 기자
2002.01.21 09:01:33
[edaily=뉴욕] 최근들어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와 산타바바라지역의 극장가에서는 한동안 보지 못하던 현상들이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즉, 영화 상영전에 보여주는 광고에서 엔지니어를 구한다는 내용의 대형광고가 등장했다는 것. 이는 지난 2년동안의 기술관련 산업의 침체국면이 서서히 마감되고 있다는 시그널로서 간주될 만한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최근들어 기업들의 4/4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면서 경기회복과 기업들의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제반 경제지표들의 호조와 상당수 기업들은 긍정적인 실적 및 향후 전망을 내놓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들어 메모리칩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4/4분기 PC매출도 예상을 상회하는 호조를 보였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소니 등이 내놓은 게임기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DVD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등도 잘 나가는 제품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배런스는 최근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기술지출의 새 전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배런스는 기술지출이 지난 90년대말 두자리숫자의 높은 증가세에서 올해에는 낮은 수준의 한자리숫자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소한 올해가 기술지출 성장의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보안, 스토리지, 그리고 대형기업들의 웹상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통합부문 등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텔레콤장비, 반도체 제작장비 등의 부문은 여전히 취약하겠지만 2/4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경우 하반기부터는 기술지출의 증가세가 모멘텀을 얻게 되고 내년이후의 새로운 기술지출 트렌드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코노미 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기업들의 기술지출을 결정하는 근본 요인들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탈출하고 IPO시장이 활성화되며 기업들의 설비가동률도 점차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잔디는 "올해가 기술지출의 붐을 이룰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기술지출의 완만한 증가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구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가트너와 사운드뷰 테크놀로지가 IT지출 전문가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기술지출은 지난해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포레스터 리서치는 2%, 그리고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은 4%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컴팩 컴퓨터의 CEO인 마이클 캐펄래스는 더욱 낙관적이다. 캐펄래스는 올해 기업들의 IT지출이 6-7%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이후는 더욱 긍정적이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브로드밴드와 와이어리스 인터넷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내년에 IT지출이 9.7% 증가하고 내후년에는 두자리숫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UBS워버그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UBS는 내년 IT지출이 6%, 그리고 2004년에는 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T지출 성장을 이처럼 낙관하는 가장 큰 요인중의 하나는 바로 와이어리스 인터넷 부문의 성장이라는 점이다. 이제 일반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을 원하고 있으며 이들 부문은 향후 핫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메타그룹이 분석한 올해 업종별 기술지출 전망을 살펴보면 은행부분이 전년대비 18.1%로 가장 높고 운송 1.59%, IT 13.8%, 텔레콤 7.5%, 미디어 및 오락 6.9%, 그리고 유통부문이 4.0%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너지는 -36.4%, 건설 -34.4%, 유틸리티 -20.4%, 화학 -20.3%, 그리고 제약부문이 -17.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