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4.07.26 05:00:00
한국경제의 2분기(4~6월) 성장률이 마이너스권으로 추락했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024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0.2%를 기록했다. 한국경제가 역성장을 거둔 것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더 큰 폭(-1.3%)으로 하락했다.
분기 성장률 추이를 보면 지난해 1분기 0.3%, 2~4분기 0.6%에 이어 올 1분기에 1.3%로 상승 곡선을 그려 한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정부와 한은은 이에 고무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지난 분기 성장률 추락으로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올해 연간 성장률 수정 전망치(정부 2.6%, 한은 2.5%) 달성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7% 이상의 성장을 이뤄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2분기 성장률 하락은 예상됐던 일이다. 기저효과, 즉 1분기에 예상 밖의 고성장(1.3%)을 실현한 데 따른 반작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 충격을 주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측치(0.1~0.2%)에도 크게 못 미친다. 민간소비(-0.2%), 설비투자(-2.1%), 순수출(수출입차, -0.3%) 등 성장의 3대 요소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 현상을 보인 것이 치명타였다. 수출(0.9%)이 소폭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수입(1.2%)이 더 많이 늘어 성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2분기 성장률 급락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 주고 있다. 수출이 중요하지만 수출에만 의존한 외끌이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2분기 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와 투자가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와 0.4%포인트만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민간소비와 투자 부진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것은 고금리의 영향이 크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로 감퇴된 가계의 소비여력과 기업의 투자의욕을 되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다. 한은은 물가와 환율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