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까지 일할 수 있다"…日 '계속고용 제도' 보니
by서대웅 기자
2024.06.17 06:00:00
[제2회 '좋은 일자리 포럼'] 이정 교수 토론발표
"일본 계속고용 제도로 정년연장 효과 내"
취업규칙 통한 근로조건 변경 허용
"근로자 원하면 재고용..사실상 65세 정년"
[이데일리 서대웅 김은비 기자] 14일 서울 중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일자리연대와 이데일리·이데일리TV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회 좋은 일자리 포럼’에선 일본의 정년 제도가 자세히 소개됐다. 정년 제도를 폐지한 미국·영국과 달리, 일본은 계속고용 제도를 도입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은 정년을 연장한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법정 정년 나이가 60세지만 근로자가 원하면 무조건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본 정년은 사실상 65세”라고 했다.
| 이정 한국외대 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열린 ‘제2회 좋은 일자리 포럼’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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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조직률이 약 20%에 불과한 일본이 계속고용 제도로 정년 연장 효과를 낸 것은 ‘취업규칙’과 관련한 판례 법리를 노동계약법에 명문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교수 분석이다.
정년연장이나 계속고용을 도입하려면 임금체계 개편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당사자의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으로 변경하는 게 가장 좋지만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노조 조직률이 낮은 일본에선 취업규칙 변경이 활성화됐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근로자 합의 없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지만, ‘합리적인 경우’에는 취업규칙을 바꿀 수 있다. 이때 ‘합리적인 경우’는 취업규칙 내용의 불이익 정도, 변경 필요성, 변경 후 내용의 상당성 등이 포함된다.
이 교수는 “일본은 우리와 달리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집단적 동의를 요구하는 규정이 없어 고용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일본은 해고를 엄격히 규제하는 대신 취업규칙을 통한 근로조건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해고를 피하는 동시에 결과적으로 불경기에도 고용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선진국에선 고령사회에 대비해 정년제를 폐지하거나 연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고령화 추세를 보면 정년이 지금의 60세에서 65세로 연장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다만 그는 “정년연장은 연공급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 기업에서 인건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임금체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