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년 대선 출마 공식화…2030년까지 권력 쥘듯
by김상윤 기자
2023.12.09 05:39:27
군인들 초청한 자리서 질문에 출마 답해
우크라 작전 정당성 강조하며 국민 지지 노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화 했다.
크렘린궁과 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군인들을 초대해 훈장을 수여한 뒤 비공식 대화 자리에서 내년 3월17일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스파르타 대대 지휘관인 아르툠 조가 중령이 선거에 나와달라고 요청하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 대통령직에 출마할 것”이라고 답했다. 크렘린궁은 푸틴의 발언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질문에 즉흥적으로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조가 중령은 이날 “대통령의 행동과 결정 덕분에 돈바스는 자유와 선택의 권리를 얻었다”며 특별군사작전을 푸틴 대통령의 업적으로 추켜세웠다. 특별군사작전의 목표인 지역의 군부대 지휘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요청하고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구성해 이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출마 선언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질문에 ‘즉흥적’으로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기획된 장면이라는 게 외신들의 해석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도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출마를 선언해달라는 직원들의 요청에 답하는 방식을 빌렸다. 푸틴 대통령은 마땅한 도전자가 없는 상태에서 8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고 있어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타스통신은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이 조사한 결과,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지난주와 같은 78.5%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국정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6%포인트 상승한 75.8%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러시아에 거주하는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 대행을 맡았다.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총리로서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30년까지 임기를 6년 더 연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