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저축은행에도 "손실흡수능력 제고하라"…배당 자제 권고
by노희준 기자
2023.02.21 06:00:00
금감원, 경영환경 나빠진 저축은행 내부유보 늘려야
저축은행 지난해 9월 당기순이익 15% 급감
특판 등으로 조달비용 상승에 예대마진↓ 충당금↑
연체율 상승 및 BIS비율 하락 조짐
| (자료=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저축은행 연체율 및 BIS자기자본비율,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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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이익이 줄고 있지만 배당 확대 조짐이 있는 저축은행을 향해 금융감독원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라고 권고했다. 향후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할 때 배당을 사실상 자제하라는 권고다. 은행에서 시작된 배당 관련 권고가 전업권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저축은행에 대해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며 내부유보를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간에 경영환경이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경영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9월말 현재 79개 전체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339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843억원) 대비 2449억원(15.46%)이 줄었다. 조달금리 상승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상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가계대출 금리와 1년 정기예금 금리와 차이로 본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월 11.19%포인트(p)에서 전반적으로 줄어 11월 8.02%p까지 좁혀졌다가 12월 9.05%p로 다소 벌어졌다. 하지만 1월과 비교하면 12월은 2.14%p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사태 이후 단기금융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전 금융권의 수신경쟁이 불붙어 은행보다 고금리 특별판매(특판)상품 등을 전방위적으로 내걸었던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비용 측면인 대손충당금전입액도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으로 지난해 9월말 5조1222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4조179억원)보다 1조1043억원(27%)늘어 수익성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축은행은 연체율 역시 상승세다. 지난해 9월말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은 2.66%로 전년 동기(2.78%)보다는 0.12%p 하락했지만, 전분기 2.60%보다 0.4%p 상승했다. 2021년말 2.51%에 견줘도 0.15%p 나빠졌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역시 지난해 9월 12.88%를 기록해 1년 전 13.82%p보다 0.94%p 떨어졌다. 전 분기와는 동일한 수준이다. BIS비율은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8%,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은 7%를 충족해야 한다. 반면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17%로 1년새 3.54%에서 0.37%p 낮아져 연체율과는 달랐다.
저축은행의 배당 정책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보통주 1주당 1979원, 총액기준 3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결산배당도 준비 중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배당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배당 계획이 없다.
앞서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한 이래 처음으로 보통주 1주당 353원의 결산 배당을 실시해 총 940억원 규모의 배당을 이달초 결정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배당금을 이용해서 한국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거나 인수 지주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상장사인 푸른저축은행(007330) 역시 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이달 초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78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