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책꽂이]걸을 수 없는 도시, 걸어야 하는 사람 외
by장병호 기자
2022.12.21 06:30:00
△걸을 수 없는 도시, 걸어야 하는 사람(변완희·오성훈|264쪽|크레파스북)
걷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마음 놓고 걷기 어려운 곳이 됐다. 도시의 모든 인프라와 시스템이 자동차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교통 전문가와 도시 전문가인 저자들이 자동차에 빼앗긴 보행권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도시에서 교통약자들과 공존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해답을 책으로 담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배려’에 있다.
△여자를 돕는 여자들(이혜미|256쪽|부키)
뮤지션, 스타트업 대표, 작가, 운동선수, 정치인, 학자 등 각 분야에서 앞장서서 자기 영역을 넓히며 궁극적으로 다른 여성에게 더 넓은 길을 열어 준 여성 10인을 인터뷰했다. 세상이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길 거부하고 전에 없던 길을 가려는 여성에게 핀잔과 비난이 따라붙는 현실 속에서 이들은 존재하고, 버티고, 발언함으로써 자신을 확장하고 다른 여성을 도왔다.
△어른의 중력(사티아 도일 바이오크|248쪽|월북)
팬데믹 이후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20대의 정신건강 위기다. 한국의 2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은 이제 숨길 수 없는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사회는 여전히 이들에게 이중적인 시선을 보낸다. ‘가장 좋을 때’ ‘청춘’ 등 낭만적인 말로 표현하거나, ‘MZ세대’처럼 기성세대와 구분해 대상화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어른의 무게를 처음 마주한 2030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의 기원, 단일하든 다채롭든(강인욱|272쪽|21세기북스)
경희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고고학적인 접근으로 ‘나’라는 존재, ‘우리’라는 민족이 이 땅에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바로 알고 세계 속 나와 우리의 위치를 바로 보고자 쓴 책이다. 저자는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 민족은 끊임없이 교류했고, 결코 외롭거나 고립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을 벗어던지고 유라시아 여러 지역과 교류하며 살아온 우리의 역사를 새롭게 펼쳐낸다.
△좋은 운은 좋은 사람과 함께 온다(정신과 의사 토미|248쪽|서삼독)
트위터 팔로어 38만 명, 15년간 15만 명 이상의 내담자를 만난 정신과 의사가 발견한 운이 좋은 사람들의 비밀을 담았다. 운이나 운명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난히 일이 잘 풀리는 사람들은 확실히 있다. 책은 풍부한 상담 경험을 토대로 무슨 일이든 잘 풀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아내 인지행동요법의 관점에서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낀대리 김대리 그대로 견디리(김제호|272쪽|산지니)
2021년 한국갤럽의 직장인 조사에 따르면 회사생활에 만족하는 직장인은 44%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직장인은 약 2800만 명. 이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책의 주인공 ‘낀대리’도 그렇다. 돈 많이 준다고 기뻐하며 뭣 모르고 들어간 직장, 그곳에서 몸 건강과 마음 건강 다 잃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낀대리가 들려주는 사연 속엔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웃음과 눈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