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올 들어 테슬라 주식 70억 달러 손절매했다
by유준하 기자
2022.12.14 06:00:00
국내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 173.8억→97.8억 달러로 ''급감''
외신 악재 뉴스 잇따라 보도…현지 소비자 평가도 ''악화''
증권가 저점 매수 의견 팽팽…“아직은 관망”vs“저평가 매력”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재차 16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끝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한 때 ‘테슬라 10대 주주’라는 별칭을 얻은 서학개미들도 올해 들어 70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덜어내 눈길을 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27%(11.23 달러) 하락한 167.8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169 달러선부터 지난 2일 194 달러까지 급등하더니 재차 급락세를 연출했다. 이달 들어선 단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 주식은 올해 반토막이 났다.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8월25일 296.07 달러와 비교하면 43.3%가 하락했고, 3분의 1 액면분할을 적용한 올해 초 종가인 399.93달러 대비해서는 58.03% 떨어졌다.
이에 서학개미들도 테슬라 주식 비중을 줄였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시스템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초인 1월3일 기준 서학개미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173억8480만 달러(약 22조7045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9일에는 97억8373만 달러(약 12조7775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여전히 현지에선 테슬라 주식이 비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전히 테슬라 주가가 비싸다고 지적했으며, 현지 투자 전문지인 더스트리트는 테슬라 공매도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공매도 세력들이 테슬라에 공매도를 걸어 약 23억7000만 달러(약 3조10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나아가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브랜드 인식 조사 결과를 인용, 지난달 기준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순 긍정 평가’(긍정에서 부정 평가를 뺀 수치)가 마이너스(-)1.4%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현지에서의 악재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저가 매수에 대해 아직 이르다는 평가와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저점 매수가 아직 이르다는 평가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며 중국 현지 전기차 브랜드와의 경쟁 과열로 브랜드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주가 상황은 중국 쪽에서 최근 가격 인하를 비롯해 중국 로컬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된 듯 하다”면서 “테슬라가 이제는 중국 시장에서의 저가 경쟁에서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특히 이번 주부터 상하이공장 감축이 시작된 만큼 테슬라 전기차의 수요가 부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테슬라가 예전에는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웃도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들이 생긴 현 시점에서는 내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매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또한 트위터 재무 상태도 좋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분 처분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생산·판매될 대형 전기트럭 세미와 자율주행의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동사 미래 가치에 집중할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 컨센서스 매출액과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3.1%, 41.4% 증가가 기대되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얕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우세함에 따라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