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소추안 끝내 부결…`공화당 반란` 없었다(종합)

by이정훈 기자
2021.02.14 07:49:23

美상원 탄핵소추 표결 찬성 57표…가결에 10표 미달
공화당 이탈표 10표 모자라…밋 롬니 등 7명만 유죄
트럼프 변호인단 변론 줄여 역대 최단기간 결론 기록
슈머 민주당 대표 "무죄였지만 자격 못갖춘 대통령"
트럼프 "역대 최대 마녀사냥"…정치행보도 암시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심판 표결에서 미국 상원이 탄핵안을 부결했다.

이는 대체로 예상됐던 일로, 공화당 내에서 일부 이탈표가 있긴 했지만 상원 전체 3분의2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지지자들의 미 의회 진입 난동 사건으로부터 죄를 면하게 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NBC 등에 따르면 상원 의원들은 이날 오후 탄핵안 표결에서 유죄 의견 57표, 무죄 의견 43표를 각각 던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탄핵을 위한 유죄 선고에는 상원 전체 100명 중 3분의 2가 넘는 6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한 상태에서 가결을 위해서는 공화당 내에서 17명의 이탈표가 필요했지만, 이를 넘지 못했다.

현지 언론들은 공화당에서 7명이 유죄 선고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리처드 버, 빌 캐시디,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밋 롬니, 밴 세스, 팻 투미 의원 등이 공화당 내에서 유죄표를 던진 의원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지지자들 앞 연설에서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겨 내란을 선동한 혐의로 탄핵소추됐다. 하원으로부터 이를 넘겨받은 상원은 지난 9일부터 심리를 벌였는데, 애초 10~13일 나흘간 하원이 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변호인단이 각각 이틀에 걸쳐 16시간씩 변론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변호인단이 변론 시간을 대폭 줄임에 따라 13일 오후 표결이 이뤄졌다. 이로써 이번 탄핵안 처리는 역대 네 차례 중 최단 기간 내 결론난 탄핵안으로 기록됐다.

이날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는 이 같은 표결 후 발언에서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가 선고됐지만, 트럼프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대통령이었다고 비난했다.

슈머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폭력적으로 막고 국민의 뜻을 뒤집으며 불법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도들을 고무하고 지휘하고 나아가게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민주주의에 반(反)하는 것이라면서 “그보다 더 미국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선고 뒤 환영 성명에서 “정의를 옹호하고 진실을 방어하는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 대해 나의 헌신적인 법률가들과, 헌법과 신성한 법 원칙의 편에 서준 의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의 또 다른 단계였다”고 주장한 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며 정치적 행보를 암시했다. 아울러 “다가올 수개월에 나는 당신과 함께 할 것이 많고, 우리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미국의 위대함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의 놀라운 여정을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