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도 저물가 행진…재난지원금 효과에 고깃값은 올랐다

by조해영 기자
2020.07.03 00:00:00

통계청 2020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
돼지고기·소고기·가구 가격 올라
비말차단 마스크는 장당 500~1000원선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5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보합세(0.0%)로 돌아섰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농축수산물 위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어 저물가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100)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0.0%로 보합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5월(-0.3%)과 비교하면 0.2% 상승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6%, 0.2% 올랐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6% 크게 올랐다 . 공업제품은 석유류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3% 상승했다. 서비스가격은 공공서비스가 고교 무상교육 등으로 2.0% 하락했고, 개인서비스는 1.0% 상승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난 것은 재난지원금 소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돼지고기와 국산쇠고기가 각각 16.4%, 10.5% 큰 폭으로 올랐고, 공업제품 가운데선 소파가 12.1%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난지원금 효과가 제한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난지원금을 받아간 국민의 상당수는 음식점을 찾거나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매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월 13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재난지원금(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의 24.8%(1조4042억원)가 대중음식점, 24.2%(1조3772억원)이 마트·식료품에서 쓰였다.



다만 전체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4월부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올해 1~3월에 1%대를 유지했지만 4월에 0.1%로 떨어졌고 5월에는 -0.3%으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 정책 영향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되면서 휘발유와 경유는 지난달 각각 13.8%, 19.3% 떨어졌다. 고교 무상화로 고등학교납입금도 68.0%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재난지원금 효과에도 불구하고 외식 가격 상승률이 크게 오르지 않고 0.6%에 그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도 이어졌다.

이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번 달에도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소매판매 지표가 살아나는 등 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요인과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제유가 하락 등 하락요인이 함께 있다고 봤다.

안 심의관은 “여전히 저물가인 것은 유가와 공공서비스, 거리두기에 따른 개인서비스 상승폭 둔화 때문”이라며 “다만 7월에는 소매판매가 살아나는 등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스크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KF94 마스크는 오프라인에서 장당 1600원대에, 온라인에선 21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장당 500~1000원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마스크 수급 대란이 발생한 지난 2월부터 마스크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