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계"…코로나發 제조업 실업대란 시작됐다

by조해영 기자
2020.06.11 00:00:00

코로나19 고용한파, 제조업 충격 본격화
연초 회복기미 보였지만 3월부터 내리막

지난 4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조해영 김호준 기자] 인천 소재 기계부품회사 A사는 코로나19 여파로 5월 내내 공장 문을 닫았다. 미국과 유럽 수출길이 막히면서 재고만 쌓여가 공장을 계속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6월 들어 조금씩 회복 중이긴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문량이 40% 수준에 불과하다. A사 대표는 “5월은 고용유지지원금 덕에 버텼지만 계속 이런 상황이면 결국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며 “인력 구조조정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취업자 수 감소세가 다소 둔화한 가운데 제조업 고용이 유독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들어 회복 기미를 보이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만2000명 감소했다. 지난 3월(19만5000명)과 4월(47만6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석 달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4개월)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 감소 폭은 4월에 비해 다소 줄었다.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입었던 서비스업종 고용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일부 개선됐기 때문이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감소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3월 2만3000명 △4월 4만4000명 △5월 5만7000명씩 줄었다. 2018년 2분기부터 지난해까지 내내 감소하던 제조업 취업자는 올해 1·2월에 각각 8000명, 3만4000명 늘면서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다시 고꾸라졌다.

실업자와 실업률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만3000명 늘어난 127만8000명, 실업률은 0.5%포인트 오른 4.5%를 기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교역상대국의 경제위축으로 수출이 줄고 그 여파가 제조업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고용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추경안이 6월 중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