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전환 앞두고 황금연휴 시작…방역당국 `초긴장`

by이지현 기자
2020.04.29 01:11:00

무증상기 전파력 최고조…언제든 대폭발 가능
황금연휴 기간 사회적 거리 좁혀질까 조심조심
여행지에서도 개인방역 유지 계속해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다음달 6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실행하기 위한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방역당국이 초긴장 모드다.

오는 30일 석가탄신일, 5월1일 노동절, 5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제주와 강원 등 숙박시설이 만실을 기록하는 등 사회적 거리가 밀접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 이번 긴 연휴가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약국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현재 신규환자가 전일대비 14명 늘어 총 누적 확진자는 1만752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유입이 12명, 지역발생이 2명이다. 10일째 신규환자가 10명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전국적으로 약 80.6%는 집단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연결고리를 파악하지 못해 기타 조사·분류 중인 사례가 9.6%나 된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별로 보면 `깜깜이 환자` 비율은 4.8%(9명)다.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확진자 비중이 이같이 줄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환자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무증상 감염 환자 비율은 30%를 넘는다. 코로나19가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부터 바이러스를 배출, 전파시키는 특성이 있는데다 심지어 마치 겉으로 볼 때는 건강해 보이지만 그 순간에 배출되는 바이러스 양이 가장 많다는 보고도 있다. 중국에는 코로나19가 증상 발생 전 40% 이상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권 부본부장은 “아주 소규모 환자나 집단발병의 단초만 보인다 하더라도 그 밖에는 훨씬 더 많은 환자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접촉자가 있게 되면 90% 이상은 찾아내 관리해야만 그로 인한 전파를 차단했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금연휴 기간 나들이로 수많은 사람의 사회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이같은 추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누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전파시켰는지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212명의 확진자가 나온 신천지 관련 첫 유입 경로는 2개월 넘게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정부는 31개 분야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유원지나 야영장, 동물원, 국립공원 등 방문계획을 세운다면 마스크는 필수다. 다른 사람과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이동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동 화장실이나 샤워실을 이용할 때도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침방울이 다른 사람에게 튀지 않도록 큰 소리내기 등도 자제해야 한다.

호텔과 콘도 등 숙박업소에서는 입장 시 발열이나 호흡 증상 등을 확인하고 입장해야 한다. 운영 책임자는 종사자는 투숙객 이용 전후 객실 창문을 열어 15분간 환기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의 접촉이 많은 문 손잡이와 승강기 버튼은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정부는 5월 5일까지 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생활방역 수칙 등을 정비 확정할 계획이다. 교육부도 이 때까지 상황을 보면서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 병행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는 은밀하고도 조용하게 큰 폭발적 유행을 항시라도 일으킬 수 있다”며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 계속해서 언제나 어디서나 생활 속 방역을 이어간다면 국내에서 코로나19를 억제하고 폭발적 발생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다만 산발적인 발생으로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