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새 美실업자 2200만명…'10년치 일자리' 증발

by이준기 기자
2020.04.17 01:26:59

4월 둘째 주 실업수당 청구자 수 524.5만명
2주 연속 600만명 대에서 증가 폭은 하락
실업률 17%대 추정…셧다운 완화 시점 관건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지난주 미국에서 500만명 이상이 또 직업을 잃었다. 최근 4주 새 실업자 수는 2200만명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최악의 실업 쓰나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둘째 주(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524만500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3월 첫째 주만 해도 20만명 대에 머물던 이 수치는 둘째 주 330만7000명으로 치솟더니, 넷째 주 687만명, 4월 첫째 주 661만명으로 2주 연속 600만명 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이 66만5000건이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실업자 2200만명은 2009년 11월 이후 창출된 일자리(2244만건)가 모두 사라진 규모라고 분석했다.

실업자 폭증은 임시직인 ‘긱’(gig)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이 미국의 실업수당 혜택 대상에 오른 점도 한 요인이다. 다만, 몰리는 신청자 탓에 제때 청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워낙 많은 만큼, 실제 실업자는 더 클 것이라는 게 미 언론들의 관측이다.



실업률도 17%대로 급등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역시 10%까지 치솟았던 2009년 금융위기 당시의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일부 경제학자는 이번 달 실업률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최고 20%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관건은 주(州) 대부분이 채택한 재택근무·자택대피령·휴교령 등의 각종 제한조치, 즉 셧다운을 언제 완화할지 여부다. 시장의 시선이 16일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을 꽂혀 있는 배경이다. 다만, 셧다운 해제의 ‘권한’이 각 주지사에게 있는 만큼, 주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따를지는 미지수다.

셧다운이 단계적으로나마 풀리더라도, 실업자 규모가 빠른 속도로 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시카코 소재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숨길 곳이 없다”며 “이건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깊고, 빠르며, 또 가장 광범위한 불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