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최우수작]⑤ 클래식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by이윤정 기자
2019.02.07 05:02:30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부문 최우수작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2년 만의 내한공연
목발투혼한 지휘자 주빈 메타 예술혼 빛나
"치열한 예술혼 보여준 거장 무대 감동적"

지휘자 주빈 메타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사진=빈체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거장의 건재함을 여실히 보여준 무대였다.”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이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부문 최우수작에 선정됐다. 인도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82)와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47)이 함께한 무대로 지난해 11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했다.

이번 공연은 건강상의 이유로 아시아투어를 취소한 마리스 얀손스 대신 메타가 지휘에 나섰다. 이틀에 걸쳐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과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선보였고,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과는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했다. 키신이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과 국내서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키신은 차이콥스키 ‘명상곡 5번’과 드뷔시 ‘어린이 세계’ 중 ‘제6곡 골리워그의 케이크워크’를 앙코르로 연주했다. 나이 들어감의 품위를 보여준 거장 지휘자와 21세기를 달구고 있는 ‘핫한’ 피아노 연주자, 안정된 음색의 오케스트라가 벅찬 감동을 이끌어냈다.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단은 부축을 받으며 목발로 입장한 거장의 투혼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여든을 넘긴 마에스트로 메타의 존재 자체로 이미 성공한 공연이었다는 평가다. 심사위원단은 “주빈 메타는 세계 5대 지휘자 안에 들어가는 훌륭한 지휘자”라며 “2017년 말 어깨 종양제거수술을 받고 난 뒤 가망이 거의 없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까지 와서 이런 훌륭한 공연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인간승리였다”고 평가했다.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과 함께 클래식부문 최우수작 후보에 오른 작품은 ‘안드라스 쉬프 & 상트페테르부르크필하모닉 내한공연’ ‘사이먼 래틀 & 런던심포니 내한공연’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피아노 리사이틀’ ‘엘리소 비르살라제 독주회’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국립오페라단 마농’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에사페카 살로넨 & 필하모니아 내한공연’ 등이었다.

그중에서도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피아노 리사이틀’과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건반 위의 암사자’로 불리는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레온스카야는 초청하기 어려운 예술가의 첫 내한공연이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던 조성진의 독주회는 퀄리티 면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긴 논의 끝에 심사위원단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을 클래식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최종 후보작에 올라왔던 8개의 공연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며 “하지만 쇠약해진 몸으로 치열한 예술혼을 보여준 메타의 무대는 그 자체로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클래식부문 심사위원

강석희 경희대 기악과 교수, 김주영 피아니스트·평론가,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왕치선 음악평론가, 유형종 음악칼럼니스트, 이나리메 작곡가·음악감독, 이석렬 클래식평론가, 이찬 용인문화재단 시민예술교육센터장, 정재훈 전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가나다순)

지휘자 주빈 메타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사진=빈체로).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중 한 장면(사진=빈체로).
지휘자 주빈 메타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사진=빈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