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냐 아니냐'..주사위 던져진 美중간선거

by이준기 기자
2018.11.07 04:24:59

美버몬트주부터 순차적으로 투표 시작
오후 6~9시 투표 마감..자정께 결과 윤곽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가 6일(현지시간) 순차적으로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만큼,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승패에 따라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로 대변되는 이른바 ‘트럼프 독트린(주의)’에 변화가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동부지역의 버몬트주에서 오전 5시 첫 투표가 시작된 이번 선거는 시차에 따라 중부, 서부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별로 오후 6~9시 투표가 종료되고, 선거결과의 윤곽은 이날 자정쯤 드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을 독식한 미 정치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대형 이벤트로 평가받는다. 연방 하원의원(임기 2년) 435명을 전원 교체하고, 상원의원(임기 6년) 100명 중 35명이 바뀐다. 50명의 주지사 중 36명도 새로 뽑는다.

언제나 그랬듯 ‘현직 대통령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의 판세 역시 민주당 쪽에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 최대 관심은 역시 ‘하원’이다. 하원에서 이기는 당이 승자로 평가받아왔다. 현재로선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결과를 속단하긴 아직 어렵다. 유권자들의 성향이 ‘친(親) 트럼프 대(對) 반(反) 트럼프’로 뚜렷하게 갈린 가운데 양당이 얼마나 많은 지지자를 투표소로 끌어들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트럼프가 만사를 제치고 연일 ‘유세장행(行) 전용기’에 몸을 실었던 이유다. 중·장년 남성, 즉 ‘샤이(shy) 트럼프’의 참여가 높으면 공화당이, 여성·청년의 참여가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 특히 트럼프에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온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 투표율이 결정적일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전망한다.

선거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일각에선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역대 최고치인 1966년(48.7%)의 투표율을 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CNN방송 방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5일 오전 3100만명의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마쳐, 2014년 중간선거의 전체 사전투표자(2200만명)를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