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추첨제 로또 분양"..래미안 리더스원 '청약 대박' 예고

by박민 기자
2018.10.31 04:30:00

최고 35층 1317가구..3.3㎡당 4489만원
내달말부터 중대형 무주택자 우선공급
유주택자 ''강남 갈아타기'' 수요 몰릴 듯
"중도금대출 불가..현금부자 잔치로 끝날 수도"

그래픽=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민 기자]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 단지가 7개월여 만에 분양에 나선다.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를 헐고 다시 짓는 ‘래미안 리더스원’이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 탓에 청약 당첨만 돼도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이른바 ‘로또 분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31일 모델하우스 문을 여는 래미안 리더스원은 내달부터 강화되는 무주택자 중심의 청약제도 개편을 비껴가는 마지막 강남권 분양 단지여서 유주택자의 막차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리며 청약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뜨거운 청약 열기가 대출 억제와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으로 관망 장세에 접어든 주택 매매시장을 자극할 지도 관심사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삼성물산(028260)이 서초동 우성1차 아파트를 헐고 지상 최고 35층짜리 12개 동에 총 1317가구(전용면적 59~238㎡) 규모로 짓는 재건축 아파트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232가구다. 전용면적별로 △59㎡ 4가구 △74㎡ 7가구 △83㎡ 23가구 △84㎡ 162가구 △114㎡ 29가구 △135㎡ 4가구 △178㎡ 1가구 △205㎡ 1가구 △238㎡ 1가구 등이다. 입주는 오는 2020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489만원이다. 이는 강남권 아파트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장 작은 면적형인 전용 59㎡짜리는 12억원을 넘고, 전용 84㎡는 15억원을 웃돈다. 전용 238㎡짜리 펜트하우스는 분양가가 무려 39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오히려 주변 시세 대비 가격이 싼 ‘로또 분양’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래미안 리더스원 바로 옆에 있는 올해 1월 입주한 ‘래미안 서초에스티지S’(서초우성2차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 시세는 3.3㎡당 6000만원대에 달한다. 이와 비교하면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이나 저렴한 셈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서초에스티지S 아파트 전용 84.80㎡짜리가 지난 8월 20억원에 팔렸고 지금은 22억원을 호가한다”며 “이와 단순 비교하면 래미안 리더스원 전용 84㎡는 주변 시세 대비 5억원의 시세 차익이 발생하고, 대형 면적은 시세 격차가 더 벌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래미안 리더스원의 경우 모든 주택형이 분양가 9억원을 넘어 신혼부부나 다자녀가구 등을 위한 특별공급 물량이 없다. 재건축 조합원 몫을 뺀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일반공급으로 분양되는 것이다. 이는 무주택자가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래미안 리더스원 아파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유주택자에게도 ‘갈아타기’가 가능한 강남권 마지막 분양 단지라는 점이다. 앞서 정부는 9·13 대책을 통해 오는 11월 말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청약과열지역, 그리고 서울·수도권 및 광역시에서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중대형 면적의 추첨 물량에 대해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했다. 나머지 25% 물량은 낙첨된 무주택자와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고 약정을 체결한 1주택자에게 돌아간다. 유주택자에게 주어지는 청약 기회가 대폭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아파트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도 유주택자로 간주되는 등 청약 자격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기존에는 청약 당첨 후 입주 전 전매하는 경우는 무주택 기간으로 계속 인정해 무주택자로 청약할 수 있었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이달 분양에 나서면서 이같은 철벽 규제를 모두 비껴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다음달부터는 순수한 무주택자가 아니면 서울과 같은 인기지역에서는 청약에 당첨되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이번에 분양하는 래미안 리더스원은 강화된 청약 규제를 피한 마지막 단지로 유주택자의 막차 청약 수요까지 대거 몰려 과열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무주택자와 유자택자 모두에게 청약 문이 열리면서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예비청약자들의 관심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에 모델하우스 개관일을 업계 관행인 ‘금요일’을 깨고 이례적으로 수요일(31일)에 문을 열 정도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일시에 몰릴 것을 대비해 이들 수요를 분산하고자 금요일이 아닌 좀 더 이른 수요일에 문을 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분양 세대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서 청약자들은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전용 59㎡ 기준으로 계약금(통상 분양가의 10%)으로 최소 1억2600만원이 있어야 하고 중도금(통상 분양가의 60%)까지 감안할 경우 8억원 이상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는 청약가점이 높아도 사실상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의 대출 규제 탓에 목돈 마련이 쉽지 않아 무주택자의 청약 기회를 확대해도 서울 신규 분양 단지 대부분이 수억원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부자들의 ‘로또 잔치’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