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찾기 위한 천사들의 '막춤' 모험

by장병호 기자
2017.07.15 06:00:00

2001년 창단한 온앤오프무용단
현대무용극 ''춤추는 무지개'' 선보여
동화 같은 분위기로 풀어낸 작품
"잊고 있던 꿈과 행복 생각하길"

온앤오프무용단 ‘춤추는 무지개’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온앤오프무용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춤추는 걸 너무 좋아한 나머지 신의 노여움을 산 두 명의 천사가 무지개를 찾기 위해 지상에 내려온다. 호기심 가득한 천사에게 지상은 재미있고 신나는 무대다. 그러나 날개와 함께 천사의 능력이 사라진 걸 알게 되면서 두 천사는 무지개를 찾는 모험을 떠난다.

동화 같은 현대무용극이 무대에 오른다. 온앤오프무용단의 ‘춤추는 무지개’(14~23일 대학로 동숭무대 소극장)다. 온앤오프무용단은 무용가 겸 교육가인 한창호·도유가 2001년 창단해 퍼포먼스형 거리무용극을 주로 선보여왔다. 이번 작품은 17년간 쌓은 예술적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극장에서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다.

14일 서울 종로구 명륜1가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진행한 전막 시연회에서 한창호는 “그동안 무용과 거리축제 공연으로 창작활동을 해오면서 대중과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드라마가 있는 재미있는 현대무용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작품 구상 계기를 설명했다.

현대무용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추상적인 표현보다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표현을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2번’, 요한 파헬벨의 ‘캐논’ 등 친숙한 클래식 곡부터 아이슬란드 밴드 시규어 로스의 노래, EDM 등 대중적인 음악이 작품을 채운다.



안무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흥겹고 신나는 춤이 ‘막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도유는 “아름다운 춤을 추려고 하면 무용의 기술을 이용하게 되지만 신나서 춤을 추면 막춤을 추게 된다”면서 “무용의 전문적인 기술을 넣으면 흥이 깨지기 때문에 적당한 선을 찾으면서 안무를 짰다”고 말했다.

연극 연출가 이구열이 제작에 참여해 무용극으로서의 드라마를 책임졌다. 이구열 연출은 “우리 곁에 숨겨진 행복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고민하면서 천사가 무지개를 찾아가는 동화적이면서도 만화적인 이야기로 작품을 완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60분 남짓 펼쳐지는 공연은 한창호·도유 두 사람의 몸짓으로 완성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천사의 이름도 두 사람의 이름에서 따온 ‘호호’와 ‘유유’다. 현대무용과 마임을 넘나드는 두 사람의 몸짓이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반부에서는 조명과 오브제를 활용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도유는 “살다 보면 꿈을 잊기도 하고 일부러 버리기도 하는데 관객에게 우리 작품이 그런 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석 2만원. 오는 23일까지 공연한다.

온앤오프무용단 ‘춤추는 무지개’의 한 장면(사진=장병호 기자 solan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