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스마트폰 시대지만..다이어리 매력 못 따라오죠"
by임현영 기자
2016.11.24 05:00:00
달력/다이어리 3년 연속 두자릿 수 매출신장
커피전문점이 다이어리 열풍 이끌어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 출시되며 인기몰이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달력과 다이어리가 제2의 전성시대를 맞았다. 스마트폰 앱 하나로 일정·메모·기념일 등을 챙길 수 있는 디지털 세상이지만 아날로그적인 소장 욕구가 여전히 뜨거워서다.
커피전문점이 제작한 연말 다이어리를 중심으로 시작해 편의점·식품업계 등도 적극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인기 캐릭터·한정판 기획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22일 G마켓에 따르면 달력·다이어리 카테고리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7%늘었다. 올해(1~11월)도 12% 증가했으며 연말 성수기 매출까지 더해지면 신장률이 더 오를 것으로 업체 측은 예상했다.이 카테고리는 2012~2013년 까지만해도 매출이 전년대비 제자리걸음을 유지하는 등 인기 카테고리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들어 다시 매출이 반등했다.
달력·다이어리에 인기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에도 직접 손으로 기록하고 정리하는 재미를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커피전문점 등 유통업계 등이 차별화된 콘셉트의 제품을 내놓으며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측면도 작용했다.
G마켓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단체주문이 늘고 이색 다이어리 출시가 꾸준하다”면서 “2~3년 전까지만해도 인기가 조금 시들했지만 최근들어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사례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다이어리 유행을 이끈 것은 커피전문점이다. 2004년부터 연말 다이어리를 출시해 온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행사기간 동안 음료 17잔을 마시면 기념 다이어리를 증정해왔다. 젊은 여성들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인끼리 포인트를 품앗이하는 것은 기본이고 중고거래 사이트에 웃돈을 얹어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출시된 분홍·민트 색상은 현금으로도 구매할 수 없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열풍이 지속되자 그 외 커피전문점도 다이어리 마케팅 행렬에 동참했다. 커피빈도 올해 음료 교환권이 포함된 플래너 2종을 출시했다. 2가지 사이즈로 사용자들의 편의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CJ(001040)푸드빌이 운영하는 투썸 플레이스도 플래너를 내놨다. 구입 고객에게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스웨덴 필기구 브랜드 ‘발로그라프’와 협업을 통해 제작한 에포카 볼펜을 추가 증정한다.
최근에는 편의점·식품업계 등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GS25는 자체 원두커피 ‘카페25’ 구매 고객 4500명에게 선착순으로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배스킨라빈스도 쿼터 사이즈 이상 구입 시 ‘핑크팬더 다이어리’를 1000원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며 치킨브랜드 bhc도 증정용 다이어리 30만부를 찍었다. 치킨 주문 고객에게 다이어리 교환 쿠폰을 증정, 다음 주문시 쿠폰을 보여주면 다이어리를 무료로 제공한다.
달력도 같은 맥락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단순히 날짜를 확인 하는 기능을 넘어서 기부·연예인 등 다양한 콘셉트의 달력이 출시되면서 ‘소장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MBC 인기 예능 ‘무한도전’ 달력을 빼놓을 수 없다. 멤버 전원이 달력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TV에 그대로 방영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누리고 있다.
그 외에도 CU는 인기 아이돌 ‘엑소’달력, 세븐일레븐은 ‘포켓몬 다이어리’를 한정판으로 내놨다. G9은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 캐릭터를 활용한 달력·다이어리,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출연자 ‘대박이’를 모델로 한 달력을 판매한다. 지난 11일 오후 3시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 달력은 이틀만에 900개 이상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