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11.21 03:58:26
가렵고 메마르고 트고, 피부 공격하는 겨울철 ''피부염'' 올바른 대처법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이번 비가 그치고나면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 대기 중 수분 함량의 절대 부족으로 인해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키는 일이 많다. 게다가 실내 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외 모든 곳에서 피부는 건조해지기 때문에 피부 자극을 심해져 피부건조증, 아토피, 건선과 같은 피부염에 시달리게 된다. 겨울철 건조와 추위속에 찾아오는 피부 불청객 대처법을 알아본다.
◇ 너무 가려워 밤잠 설치는 ‘피부건조증’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부 당김 현상과 각질, 따가움, 가려움증 등의 피부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건성피부의 경우 가을철의 건조한 공기와 신선한 바람은 각질층의 수분을 빼앗아 미세한 껍질이 일어나는 피부 가려움증을 가져온다.
피부의 제일 바깥쪽인 각질층은 건강한 피부에서는 충분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 부드럽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각질층의 수분이 소실되면 ‘피부건조증’을 겪게 된다. 피부건조증은 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피부가 수분을 빼앗겨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상태다. 피부 표면에는 각질층이 있어 수분을 보호하는데 날씨가 수분 증발을 부추겨 건조증을 일으키는 것. 저녁 이후 체온이 상승하면서 전신에서 심한 가려움증이 생긴다면 피부건조증일 가능성이 크다.
피부건조증이 주로 나타나는 부위는 허벅지와 복부, 팔, 다리 등 피지분비가 적은 부위. 수시로 긁다보니 피부에 하얀 각질이 일고 밤이 되면 가려움이 더욱 심해진다. 너무 긁어 세균 감염으로 곪아 덧나기도 한다. 또 이를 방치하면 주름이 생기는 등 피부노화가 정상보다 훨씬 빨리 나타난다.
피부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보습과 실내 습도 유지로 피부 수분 유지가 관건이다. 실내온도는 너무 춥거나 덥지 않은 20∼22도 정도가 적당하고, 가습기 등을 이용해 40∼60%의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잦은 목욕이나 사우나도 피해야 하며, 특히 때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비누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은데 이는 피부에 있는 지방을 과도하게 제거하여 더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샤워 후 또는 몸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틈틈히 보습력 강한 로션이나 보디오일 등 보습제를 전신에 발라 피부의 습기를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커피나 음료수 등이 아닌 하루 8잔 정도의 생수를 마셔 체내 곳곳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긁다 못해 피나고 피부 두꺼워지는 ‘아토피 피부염’
현대 문명병으로 일컬어지는 아토피 피부염은 대기가 건조한 겨울이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습도와 온도변화에 매우 민감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가려움증이다.
참을 수 없이 가렵기 때문에 밤낮이고 긁다보면 피부에 상처가 나고 진물이 나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2차 염증으로 이어지고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가 나타난다. 가려운 곳은 주로 팔다리가 접히는 부분, 사타구니, 생식기, 엉덩이, 손, 발 등 온 몸이 될 수 있으며 개인에 따라 악화되는 부위가 제각각이다. 유아기에서 청소년기, 성인기로 갈수록 증상이 몸에서 얼굴쪽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겨울철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피부 자극을 줄여야 한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털 스웨터는 피하고, 가급적 면으로 된 옷을 입는다. 지나치게 달라붙는 타이즈나 스타킹 등도 피한다. 세탁시 옷에 세제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헹굼을 철저히 히는 것도 중요하다. 잦은 샤워나 목욕은 피하고, 샤워나 목욕 후에는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 피부 건조를 방지한다. 특히 목욕을 하지 않은 날에도 보습제는 아침에 1회, 자기 전 1회 온몸에 충분히 발라주는 것을 잊지 말자.
강진수 원장은 “아토피 환자들에게 음식을 제한하게 하지는 않지만 만 2세 미만의 유아일 경우에는 계란, 땅콩, 우유, 밀가루, 등푸른 생선, 가공식품, 초콜릿, 코코아, 튀김 등과 지방식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붉은 발진에 눈처럼 겹겹이 쌓이는 각질 ‘건선’
피부에 다양한 크기의 붉은 발진이 생기다가 그 발진 위에 은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질환이 건선이다. 정상적인 피부세포는 약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데, 건선 환자는 세포 교체기간이 과도하게 빨라 죽은 세포가 미쳐 떨어져나가지 못하고 쌓이는데다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건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팔꿈치, 무릎에 처음 나타나고 엉덩이, 두피, 팔, 다리, 손, 발 순으로 번져나간다.
건선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있는데 건조한 기후, 피부 상처, 스트레스, 세균 감염, 고혈압약이나 항우울제 같은 일부 약물 등이 문제가 되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증상일 때는 2~3개월 열심히 치료하면 상당히 호전되거나 치료가 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생기면 치료에 소홀해지고, 병원도 한두번 오다가 말고 하다가 결국 수년간 호전 재발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질환으로 진행되기 쉽다.
건선은 전신에 증상이 있을 때는 주로 광화학요법으로 치료한다. 특수약물을 바르거나 복용한 후에 자외선 광선을 쬐는 치료법이다. 단, 치료 전 평소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 꼭 의사에게 고지해야 한다. 광과민성 약물이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서다. 등, 팔, 다리, 무릎처럼 신체 일부분에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부분 자외선등 또는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한다. 그리고 부신피질 호르몬제 등의 연고를 바르거나 내복약을 먹는 방법이 병행된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반복되고 심할 때는 “사이폴”, “MTX” 등 면역조절제를 복용한다.
건선은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와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추며, 건선의 유발 요인을 멀리하는 생활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하다. 늦가을과 겨울의 건조한 날씨는 건선을 크게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내 난방은 20~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고 자주 실내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잦은 목욕을 피하고 비누 대신 오일이나 비누대용품을 사용하며, 샤워후에는 꼭 보습제를 발라준다. 피부에 자극을 주는 일도 좋지 않다. 운동 중 다치거나, 칼에 베이는 일, 심하게 긁는 일, 때 미는 일을 피한다. 또한 편도선염이나 급성 인후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는 상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연쇄상구균이 건선 유발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도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건선 악화로 괴로워하면서도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드시 금주, 금연해야 한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식품, 밀가루, 육류, 당지수가 높은 음식 등은 건선을 악화시키므로 가급적 피한다. ‘당지수’란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올라가는 지를 표시한 수치로 당지수가 높은 식품에는 흰빵, 초콜릿, 감자, 떡, 과자, 아이스크림 등이 있으며, 낮은 식품에는 대부분의 과일, 채소, 콩이 있다. 이와 함께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