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빨간불' 카페베네, 투트랙 전략 "재기 노린다"

by염지현 기자
2015.04.15 03:00:00

3년 연속 실적 악화..부채율 1400% 넘어
"국내외 사업 다른 접근으로 경쟁력 강화"
신메뉴 개발, 글로벌 슈퍼바이저 제도 도입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토종 커피프랜차이즈의 신화를 썼던 ‘카페베네’가 연이은 실적 악화로 고민에 빠졌다. 포화 상태가 된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국내외에서 소송에 휘말리는 등 여전히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지난해 매출은 1464억원으로 전년도 1874억원에 비해 22%나 줄어들었다. 2012년도 2207억원에서 3년 연속 감소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1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대비 21.5% 줄었다.

한예슬(왼쪽) 등 톱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2000년대 카페 창업 붐을 이끌었던 카페베네. 최근 카페베네는 배우 김수현과 광고계약을 맺고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재무 건전성의 지표로 통하는 부채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카페베네의 자본 총액은 110억원인데 부채 총액은 1549억원이다. 부채비율이 1400%를 넘는다. 보통 부채비율이 200%만 넘어도 빚이 많다는 평가를 듣는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작년 7월 사모펀드인 K3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25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외부 평가 기관에서 부채로 산정한 데다 세월호로 인한 내수 침체와 과징금 부과 등으로 부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가맹점에 판촉행사 비용을 전가한 불공정거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9억42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한국도로공사와의 소송에서는 20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카페베네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한쪽에서는 기존 국내 가맹점의 매출을 높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이다.

카페베네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손잡고 캐릭터를 활용해 디저트 메뉴를 선보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층과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이미 900개가 넘는 매장으로 국내 시장을 확장하기엔 한계가 온 만큼 기존 매장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해외 사업은 영토 확장에 주력하되 글로벌 슈퍼바이저(GSV) 제도를 활용해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던 중국과 미국에서 각종 소송이 제기된 탓이다. 지난해 카페베네는 미주지역 한인여성 커뮤니티 사이트 ‘미씨USA‘ 회원들과 명예훼손 문제로 소송을 벌인 데 이어 중국 상하이에선 현지 인테리어 업체에 공사금 10억원을 지불하지 않은 문제로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작년은 각종 악재가 적지 않았지만 본사 건물을 처분하고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정리하는 등 재무제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1500억원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 프랜차이즈 컨설팅업체 대표는 “이제는 커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대대적인 마케팅에 의존해 몸집을 늘리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취향도 성숙해진 만큼 합리적인 가격, 특색있는 메뉴, 기업의 사회적 활동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