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머니talk]"땅은 묵혀야 제맛? 1년내 팔 생각으로 땅 사라"

by성선화 기자
2014.12.20 06:00:0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1년 안에 되파는 토지투자법’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한다. 일반인들의 머릿속에 땅 투자는 ‘오래 묵혀두는’ 장기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땅꾼’들은 절대 토지를 오래 묵히지 않는다. 오히려 살 때부터 1년 안에 단기에 팔 계획을 세운다. 목표수익률은 50%다. 그 이하 수익률을 언급하면 “고작 이걸 벌려고 그 고생을 하느냐”고 핀잔을 준다.

토지에 대한 기존 상식을 뒤집는 ‘단기 투자법’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 그것은 단순히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 원석을 찾아 보석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핵심은 바로 ‘토지개발허가’를 얻는 데 있다. 방치된 땅을 개발해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드는 순간, 시세차익은 물론 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

이번 ‘돈맛 아는 사람들’의 주인공들 김용남 ‘쌍둥이종합개발’ 대표와 그가 운영하는 ‘토지개발아카데미’의 스텝 김유라, 이강하 씨다. 김 대표는 최근 ‘1년 안에 되파는 토지투자의 기술’이란 책에서 “토지는 장기투자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땅을 보는 순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를 떠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강하씨, 김유라씨, 김용남 쌍둥이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사진=방인권 기자]
땅투자라고 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은 황량한 벌판이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시골의 논·밭이나 임야가 땅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관점에서 이런 땅은 결코 투자해선 안 될 요주의 대상이다.

“땅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주변에 있는 것과 비슷하게 만들면 됩니다. 인근에 공장이 많다면 공장부지로, 집이 많다면 주택부지로 개발하는 게 좋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예쁜 땅은 주변과 비슷하게 개발하기 좋은 땅입니다.”

그는 “주변이 개발된다는 뜬소문을 듣고 인근에 아무것도 없는 땅을 사기도 한다”며 “하지만 개발 계획이란 항상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토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김유라 씨는 “집 근처인 대전 인근의 산업단지 위주로 땅을 보러 다닌다”며 “그동안 아파트 투자를 해왔지만 지금은 땅투자에 관심이 더 많다”고 말했다.

사실 김 대표가 가장 선호하는 땅은 공장부지다. 주변에 공장이 많은데 아직 개발되지 않은 빈 땅이 있다면 그에겐 가장 눈길이 가는 투자처가 된다.



공장부지를 선호하지만, 원래 공장부지는 큰 매력이 없다. 아무것도 없었던 원형지를 사서 공장부지로 용도를 변경할 때 몸값이 오르고 대출도 많이 받을 수 있다.

단기 토지투자에 있어 개발행위허가는 ‘처음’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발행위허가란 농지나 임야 등 원형지에 건물을 짓겠다고 지자체(시군구)에 신청하는 행위다. 일단 신청은 하더라도 승인 여부는 지자체의 판단에 따른다.

현행법상 6가지 조건에 따라 토지 위에 건물 건설이 가능하다고 판단돼야 허가를 내준다. 대규모가 아닌 2970㎡ 이하의 경우 대부분 ‘한 달’ 이내로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이때 한 달 안에 결정이 나야 하는 이유는 대출 때문이다. 그래야 최대한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개발허가가 나지 않은 원형지의 경우 대출이 잘 되지 않지만 일단 허가가 떨어지면 최대 80%까지도 대출이 가능해진다.

다음은 개발행위허가가 나기 위한 조건이다. 첫 번째 조건은 ‘건축법상 도로’를 갖추고 있는 토지다. 건축법상의 도로는 자동차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폭 4m 이상의 길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람과 자동차가 ‘모두’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동차만 다니는 고속도로나 폭이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좁은 시골길은 건축상의 도로가 아니다. 단기 토지 투자를 할 때는 건축법 상의 도로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첫 번째 관건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조건이 바로 ‘배수로’다. 배수로란 배설물을 내보내는 길인데 법적인 명칭은 ‘구거’다. 개발행위허가에 있어 배수로가 중요한 이유는 그래야 화장실을 만들기 있기 때문이다. 배수로가 없으면 화장실을 만들 수 없고, 화장실이 없다면 사람들이 활동하는 건물도 지을 수 없다.

특히 시골 마을의 땅을 살 때는 배수로에 해당되는 도랑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김 씨는 “최근에 본 땅 중엔 배수로가 지대보다 높은 곳이 있었다”며 “이럴 경우 배수로까지 펌프질을 해야 하기에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