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터키공장, 유럽 소형차 공략 전진기지로 부상
by이진철 기자
2013.09.22 10:30:17
생산규모 20만대 증설완료.. 이달부터 신형 i10 양산개시
유럽시장 90% 공급.. 내년 하반기 신형 i20 생산계획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의 해외 공장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인 터키공장이 유럽 소형차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2일 “터키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10만대에서 20만대로 늘리는 증설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유럽시장에 공급하는 신형 i10의 양산을 25일부터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그동안 i10은 인도공장에서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수출했지만 유럽시장 확대에 공을 들인다는 차원에서 터키공장으로 생산물량 이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터키공장은 생산모델이 기존 ‘i20’하나에서 ‘i10’가 추가돼 소형차 공급기지의 역할이 강화된다.
| 이달부터 현대차 터키공장에서 양산하는 신형 i10. 현대자동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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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공장은 인도 내수시장 공급을 위한 현지전략형 ‘그랜드 i10’을 생산하고, 터키공장이 전 세계 i10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i10은 독일에 있는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HMETC)에서 유럽형 스타일로 디자인돼 개발한 모델”이라며 “소형차의 상품성과 가격에 대한 선진국과 인도의 소비자 요구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이원화 생산전략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터키공장에서 생산한 신형 i10의 90% 가량을 유럽시장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1월부터 유럽시장에 신형 i10의 판매를 시작해 소형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터키공장은 신형 i10 생산으로 내년 18만대에 이어 2015년에는 20만대 수준으로 생산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터키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7월 3교대 근무로 전환한 데 이어 신형 i20도 출시해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터키와 유럽연합(EU)은 무관세를 적용받고 지리적으로도 인도공장에 비해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터키공장의 임금수준은 인도공장보다는 높지만 체코공장과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우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현대차의 서유럽 시장점유율이 3.4%라는 것을 감안하면 17만~20만대의 i10과 i20의 판매가 가능하다”면서 “현대차의 서유럽 시장점유율이 5~6%로 확대된다면 장기적으로 터키공장의 30만대 확장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차 터키공장은 1997년 7월 처음 설립돼 초기에는 중동과 유럽에 공급되는 베르나, 스타렉스 등 일부 차종의 반조립부품(CKD) 공장 형태였다. 2007년에는 라비타 생산을 시작해 10만대 규모로 생산능력이 확대됐고, 2010년 5월부터는 i20 양산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