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2.06.19 05:06:43
S&P500-나스닥 상승..다우만 소폭 하락
에너지주 부진, 이동통신주 강세..페이스북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양상을 보였다. 그리스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미국 주택경기지표도 호조세를 보였지만, 다시 스페인 우려가 부각되며 안도랠리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5.35포인트, 0.20% 하락한 1만2741.82로 장을 마쳤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22.53포인트, 0.78% 뛴 2895.33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거래일대비 1.94포인트, 0.14% 오른 1344.78을 각각 기록했다.
그리스 재총선에서 신민당이 승리한 뒤 곧바로 사회당 등과 연립정부 구성 논의가 들어가면서 안도감을 줬다. 또 미국 주택시장 경기 체감지수가 최근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서며 시장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스페인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인 7.1%대까지 올라갔고 부실여신 비율도 18년만에 최고수준으로 치솟으며 상승하던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주 후반 공개될 독립기관 감사결과에서 은행권에 최대 1500억유로의 충당금이 필요하다는 보도도 악재로 작용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에너지주와 금융주가 부진한 반면 이동통신주는 강했다. 유로존 불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융주가 약세를 보였다. 씨티그룹이 2.65% 하락했고 모간스탠리도 3.22% 내려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77% 하락했다. 반스앤노블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태블릿PC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2.44% 추락했다.
반면 주택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인 덕에 관련주들이 강했다. 홈디포가 상승세를 보였고, 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러더스와 비저와 풀트 등이 각각 1~3%씩 상승했다.
페이스북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창업을 위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얼굴인식 서비스를 위해 이스라엘 업체인 페이스닷컴을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4.65% 올랐다. 주가는 다시 31달러대까지 올라섰다. 야마나골드가 인수하기로 한 엑스토어 골드마인스가 56% 이상 급등했고 야마나골드도 2% 올랐다. 그루폰은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덕에 11% 가까이 급등했다.
◇ "EU-IMF, 아일랜드 구제금융 상환연기 검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일랜드에 지원한 구제금융 자금의 상환 시한을 연기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는 아일랜드 현지 언론인 RTE 등의 보도를 인용, EU와 IMF가 당초 평균 15년으로 책정한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자금 상환 시간을 두 배인 3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일랜드가 올 하반기부터 국채시장으로 복귀해 정부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아일랜드가 EU 등에 상환해야하는 구제금융 자금은 총 850억유로에 이른다.
이에 따르면 EU와 IMF가 내부적으로 이를 검토하고 있을 뿐 아직 회원국들과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동안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조치 등을 충실하게 이행해온 만큼 상환 시한을 늘려주는 정도는 수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스페인 국채금리 7.1%대 `사상최고`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스페인의 시장 벤치마크인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전거래일대비 27bp(0.25%포인트)나 급등한 7.14%를 기록했다. 이는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7%대에 진입한 것은 벌써 두 번째로, 앞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등은 국채금리 7%에서 구제금융 지원을 신청했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에도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4월 스페인 전체 대출 가운데 부실여신 비율이 8.72%까지 상승해 지난 1994년 이후 무려 1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시장을 억눌렀다.
또 현재 스페인 은행권 감사를 진행중인 세계적 컨설팅사인 롤랜드 버거와 올리버 와이먼이 주 후반에 내놓을 보고서에서 은행권에 필요한 충당금 규모를 1500억유로로 산정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 2월과 5월 은행권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총 840억유로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요구한 바 있는데, 이같은 감사 결과가 현실화된다면 실제 필요한 충당금 규모는 거의 두 배로 치솟게 된다.
이처럼 국채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이번주에만 모두 두 차례의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19일에는 20억~30억유로 규모로 만기 12개월과 18개월 국채를, 21일에는 만기 2~5년 국채 10억~20억유로 어치를 각각 입찰에 부친다. 스페인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이번 국채 입찰에서는 낙찰금리가 사상 최고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 피치, 인도 국가등급 전망 `부정적` 강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이에 따라 인도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커졌다.
이날 피치는 인도에 대한 평정 보고서에서 "인도 경제의 잠재성장 능력이 악화될 것이라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재정적자 감축도 제한적으로만 진전되고 있다"며 이같이 조치했다. 다만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BBB-`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 악화로 향후 투기등급으로의 강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4월에 인도의 등급 전망을 낮췄고 지난 11일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인도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5.3%를 기록해 지난 2003년 이후 9년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는 올해 9%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성장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이날 인도 중앙은행은인플레이션 상승 부담으로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 美 주택체감경기, 호조..5년래 최고
미국의 건설업체들이 느끼는 주택시장 체감경기가 최근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주택경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6월중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2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5월 확정치와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28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었다. 또 이는 지난 2007년 5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현재 단일가구 주택판매지수도 32로, 전월의 30보다 높았고 미래 구매자지수는 23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향후 6개월내 주택 판매지수는 34로 5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NAHB 주택시장지수는 협회소속 건설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방식의 조사로, 주택 체감경기를 보여준다. 배리 루텐버그 NAHB 회장은 "이달 주택 체감경기가 소폭 반등했는데, 이는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주택경기 회복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