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카드악재로 `혼조`..다우 0.3%↑

by지영한 기자
2009.11.05 07:20:52

FOMC, 기대 불구 `서프리이즈` 없었다..지수별 혼조
하원, 신용카드 이자율 제한 법안 승인..막판 매물 불러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지수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경제지표 개선과 FOMC 기대감으로 장중 강세를 보였지만, FOMC 회의결과가 새로운 것이 없다는 인식으로 장막판 매물이 늘었다.

특히 미 하원이 신용카드 이자율을 제약하는 내용의 `신용카드 법안`을 통과시킨 점도 금융주를 중심으로 장막판 매물을 불러들이는데 일조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30.23포인트(0.31%) 상승한 9802.1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0포인트(0.09%) 소폭 밀린 2055.52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09포인트(0.1%) 오른 1046.5를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 하트포드 파이낸셜의 실적전망치 상향 조정과 전월비 개선세를 보인 민간부문의 고용 데이타가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개장직후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10월 서비스업 지수가 2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이어간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미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발표문을 통해 긍정적인 경기 코멘트를 내놓을 것이라는기대감으로 뉴욕증시는 장중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미 연준이 이날 오후 FOMC 발표문 내놓은 직후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거렸고, 장막판 매물이 크게 늘었다. 연준은 FOMC 발표문에서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는 평가를 영향을 미쳤다. 

오히려 미 연준이 제로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저금리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생각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다 특히 미 하원이 신용카드 요금 인상률을 제약하는 내용의 `신용카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져 장막판 매물을 더욱 늘었다.   

이에 따라 장후반 매물이 급증하면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상승폭을 크게 줄였고, 나스닥 지수는 소폭이나마 약세로 전환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의 블루칩 종목중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7개, 내린 종목은 13개 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이틀간 진행된 FOMC 정례회의 결과 제로수준(0~0.25%)인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연준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FOMC 발표문을 통해 `저금리를 장기간(for an extended period) 유지한다`는 표현을 지속해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임일 시사했다. 연준은 또 발표문에서 경기와 관련해 "경제 활동이 지속적으로 회복됐고 가계소비가 안정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경제 코멘트가 이전 FOMC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오히려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거듭함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더딜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일부 고개를 들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애트나와 시그나 등 의료보험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집권당인 민주당이 버지니아와 뉴저지 등 2개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에 완패를 당한 점이 재료로 작용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껏 반발 여론이 적지 않았던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의욕적으로 밀어부쳤지만, 보궐선거 패배로 추진 탄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번 선거와 관련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연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출하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점도 의료보험주에 재료로 작용했다.



마이클 펜토 델타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스트래티지스트는 "버지니아와 뉴저지주에서 공화당의 승리는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저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주식시장에서는) 해석됐다"고 말했다.



또 보험사인 하트포드 파이낸셜이 올해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급등세를 보이며, 투자심리 개선에도 일조했다. 하트포드는 예상보다 좋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한데 이어 시장의 회복세를 반영해 올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0~0.20달러에서 주당 0.85~1.0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밖에 다우 종목인 대형 제약주인 머크가 411억달러에 달하는 셰링 플라우에 대한 인수합병(M&A)을 마무리짓고 새출발을 하게 됐다는 기대감으로 크게 올랐다.   
 

 
미국 하원은 이날 신용카드사들의 이자율 및 수수료 인상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법안은 카드사들에 대해 향후 9개월 동안 이자율과 수수료를 동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카드사들의 횡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됨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해 비교적 빠르게 처리했다. 찬성은 331표, 반대는 92표가 나왔다.
캐롤린 맬로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분노한 소비자들이 의회에 도움을 요청해 왔다"며 규제안을 통과시킨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상원에도 신용카드사를 규제하기 위한 유사한 법안이 상정돼 있다는 점에서 규제안은 조만간 발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0월 서비스업 지수는 전월 50.9%에서 50.6%로 하락했다. 당초 전망치(51.5%)를 밑돌았지만 지수가 2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간 점에 투자자들은 만족해 했다.

서비스업 지수는 은행, 항공, 호텔, 레스토랑 등 비제조업 부문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며, 기준인 50%를 상회할 경우 경기확장을, 그 반대인 경우에는 경기위축을 나타낸다.



미 노동부의 10월 고용지표 발표를 이틀 앞둔 가운데 발표된 민간부문의 고용 데이타 역시 대체로 양호한 수치를 내보이며, 주식시장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은 전미고용보고서를 통해 올 9월 한달간 민간부문의 감원규모가 20만3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19만8000명)보다는 많았지만 전월 22만7000명보다는 감소했고, 특히 2008년 7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또 취업정보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가 집계한 지난 10월중 기업들의 감원 발표 규모는 5만5679명으로 전년비 51%나 급감한 거승로 나타났다. 전년비 감소세는 5개월 연속 이어졌고, 특히 10월중 기업들의 감원발표는 2008년 3월 이후 19개월만에 가장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