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 "전쟁버블"..다우,300p 급락 8200선 턱걸이

by공동락 기자
2003.03.25 06:23:22

3대 지수 올들어 최대 낙폭..나스닥은 1400선 붕괴

[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한 이후 별다른 반등 시도없이 이번주의 첫거래를 급락세로 마쳤다.다우지수는 8400, 8300선이 차례로 붕괴된 이후 8200선마저 위협받는 부진 끝에 9일(거래일 기준)만에 하락했고 나스닥은 1400선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 이라크군의 격렬한 저항으로 지난 주말 연합군 측의 인명 피해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예상과 달리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지난주 "전쟁 랠리"에 따른 차익매물까지 가세하면서 3대 지수 모두 투매에 가까운 매물 공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동안 증시는 이라크 전쟁이 2-3주내의 초단기전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를 선반영하며 랠리를 보였으나 주말 전황이 전해지면서 이같은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졌다.특히 이날은 장세를 반전시킬 만한 경제지표나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부재해 전황에 따른 지수의 조정폭이 훨씬 컸다. 아마다펀드의 펀드매니저인 크리트 토마스는 "지난주 전쟁관련 뉴스가 예상보다 모두 긍정적이었다"며 "그러나 주말 전황은 이전과 비교한다며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그는 또 "이라크 문제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미국 경제가 침체 상태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영 연합군은 지난 주말 이라크 측의 격렬한 저항으로 10여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하는 등 개전 이후 최대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TV에 출연해 대미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해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자극했다. 달러는 주요국 통화들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고 국채가격은 다시 전쟁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급등했다.국제 유가는 6%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29달러선에 육박했고 금값도 상승세를 보이며 온스당 330달러대에 바짝 근접했다. 24일 다우지수는 급락세로 출발해 별다른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장중내내 낙폭을 꾸준히 늘리며 지난 주말대비 3.61%, 307.29포인트 급락한 8214.68포인트(잠정치)를 기록, 82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나스닥도 하락세로 출발해 하루 종일 마니너스권에 머물며 3.66%, 52.06포인트 떨어진 1369.78포인트를 기록, 1400선을 크게 하회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3.52%, 31.56포인트 하락한 864.23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2.39%, 8.98포인트 떨어진 367.25포인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2억8583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13억652만주로 평균수준에 크게 못미쳤다.상승 대 하락종목수는 뉴욕증권거래소가 751대2536을, 나스닥은 795대2378로 하락종목의 숫자가 상승종목을 크게 압도했다. 세계 최대의 담배제조업체인 알트리아그룹(구 필립모리스)는 지난주 일리노이주 법원이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100억달러 이상의 보상금과 벌금을 부과했다는 뉴스로 4.14% 급락했다.법원은 알트리아가 일부 담배 상표에 "라이트(light)"라는 문구를 삽입해 독성이 낮은 것처럼 과장광고를 했다고 밝혔다. 할인점 체인인 월마트는 3월과 4월의 실적전망을 종전대로 재확인했지만 증시 전반이 하락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3.93% 하락했다.또 같은 다우종목인 홈디포는 일부 증권사들이 실적전망이 불투명하다고 경고하면서 5.43% 떨어졌다. 여타 블루칩들도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전종목이 하락했으며 특히 월트디즈니 이스트먼코닥 듀폰 휴렉팩커드 홈디포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낙폭이 컸다.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의 증가와 델타항공이 운항 편수를 줄이겠다는 뉴스로 항공주들도 부진했다.미국내 3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경영 악화로 운항횟수를 12% 줄이겠다고 발표해 15.38% 급락했다.아메리칸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이 12.61% 급락했고 컨티낸털항공과 노스웨스트도 각각 17.16%, 11.31% 떨어졌다. 대형 기술주들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반도체 대표주 인텔이 5.66% 급락했으며 장비주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KLA-텐코도 각각 4.71%, 4.18% 떨어졌다.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가 4.81% 하락했고 오라클도 2.82% 밀렸다.하드웨어 업체인 델컴퓨터가 3.37% 하락했고 네트워킹 대장주인 시스코시스템즈는 2.81% 떨어졌다. 개별 종목들의 부진으로 기술관련 주요 업종지수들도 급락했다.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86% 하락했으며 골드만삭스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지수는 각각 4.27%, 4.29% 떨어졌다.아멕스네트워킹지수는 5.94% 밀렸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프라이스라인은 5.58% 급락했다.프라이스라인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에 대한 지급 보증 때문에 1분기에 주당 4센트에 이르는 비용상각 요인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면 방위산업종목들이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기대로 랠리를 보였다.미국 최대의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은 2.20% 상승했으며 라이벌 업체인 노드롭도 2.5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