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오를까…‘금’에 몰리는 자금
by원다연 기자
2024.08.22 05:50:00
2500달러 넘어선 금선물, 사상 최고가 행진
금리인하 기대가 금값 밀어올려
금 관련 ETF 개인 순매수세, 금 현물 거래량↑
"금리인하 사이클 본격화, 강세 당분간 지속"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제 금값이 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선 뒤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금 거래량이 늘어나고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앞으로 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 가격을 밀어 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손꼽는다. 특히 다음달이면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데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등이 이어지고 있어 고공행진 중인 금값이 당분간은 내려오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55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종가(2504달러) 기준 처음으로 2500달러를 넘어선 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 강세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끌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유동성 확대로 화폐 가치는 떨어지는 데 반해 실물자산인 금은 가치를 보존할 수 있어 금 가격은 통상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빅컷’(한번에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재차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기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67.5%, 0.5%포인트 인하 확률을 32.5%로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일시적으로 심화해 금 가격 상승세가 강해진 상황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더해지며 금은 더욱 강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단 점도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금값이 치솟으면서 투자 수요도 몰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1~20일 기준) 들어 금 선물 가격과 연동한 ‘KODEX 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를 각각 15억, 7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최근 일주일 사이 2.11%, 1.94% 뛰었다.
금 현물에는 더 많은 매수세가 집중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 ETF를 161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특히 이달 들어 매 거래일 순매수가 이어졌다. 금 현물의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이달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금 1kg의 하루 거래량은 11만 6635g으로, 전달(7만 9323g)에 비해 47% 급증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27억원으로 같은 기간 49% 넘게 늘었다.
금 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연구원은 “달러 약세를 자극하는 금리 인하는 미국 경제가 불안할 때 진행되며 그 결과 경기 방어 특성을 가진 금은 더욱 강해질 명분을 얻었다”며 “추후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금 강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역시 “트럼플레이션(트럼프 공화당 미 대선 후보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중동과 러-우 전쟁 불확실성이 금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는 점과 더불어 특히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한단 점을 고려할 때 금 가격 강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