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국인력 12만명 도입한다더니…예산·인력 부족에 2만명 펑크

by최정훈 기자
2023.12.20 05:00:00

올해 외국입력 도입계획 12만명…실제 도입은 10만명
인프라 확대 없이 쿼터만 늘려…외국인력 입국 ‘난항’
정부도 인력난 호소…"쿼터 맞춰 인프라 지원도 확대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며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12만명으로 대폭 늘렸지만, 이 중 2만명은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갖추지 않은 채 규모만 늘린 게 오히려 외국인력 도입의 장애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9월 13일 오후 경기 광주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업장인 젠제노(면직물 제조업)를 방문해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 관련 산업현장의 의견을 수렴, 작업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9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연말까지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에 입국하는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은 10만명으로 예정됐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을 고용하는 제도다.

올해 E-9 비자의 도입 규모(쿼터)는 12만명이다. 올해 도입 예정 인원이 쿼터보다 2만명 적은 것이다. 한 해 도입 인원이 쿼터보다 2만명가량 차이가 나는 건 이례적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2020~ 2021년)를 제외하면 2004년 제도 도입 이래 처음이다.



정부가 외국인력 도입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쿼터를 대폭 확대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쿼터인 12만명은 고용허가제 제도 도입 이후 최대치로, 전년(6만9000명)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외국인력 도입을 위해 사업주가 외국인력 고용허가(고용부)와 비자발급 인정(출입국사무소)을 받는 단계에서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문제다.

고용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외국인력 도입업무를 담당하는 인력과 지원은 그대로인데, 도입 규모는 3년새 2배 이상 불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외국인력 쿼터가 올해보다 4만5000명 더 늘어나 16만5000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준비 없이 쿼터만 늘린다고 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며 외국인력 도입과 관련된 지원과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