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불기둥·7만전자 복귀…반도체 ETF '함박웃음'
by이은정 기자
2023.05.29 07:31:00
엔비디아 20%대 폭등, 필라델피아 반도체 연일 6%대↑
''7만전자'' 14개월 만 복귀…SK하이닉스 양일간 11%대↑
글로벌 반도체·밸류체인·단일 종목 극대화 각양각색 ETF↑
"반도체 본격 상승까진 변동성…ETF 분할매수 확대 유효"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깜짝 실적’에 치솟은 엔비디아 훈풍이 글로벌 반도체 전반에 퍼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강세와 함께 ‘7만전자’, ‘10만닉스’가 복귀하면서 국내에 상장된 각양각색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가 활짝 웃었다. 반도체 업종의 본격적인 상승기까지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ETF를 통한 분할 매수 등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종가 기준 1개월간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는 21.58% 오르며 전체 ETF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17.88% △KODEX 미국FANG플러스(H) 17.06% △ARIRANG 글로벌D램반도체iSelect 15.90%가 뒤를 이었다.
엔비디아의 훈풍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였다. 엔비디아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2분기 긍정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이에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폭등한 이후 정규장에서도 24% 치솟았고 25일(현지시간) 2%대 올랐다. 여기에 반도체 설계 기업인 마블 테크가 견고한 실적과 가이던스와 함께 AI가 핵심 성장 동력이라고 발표하면서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연일 6% 넘게 상승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6일 7만300원에 마감하며 14개월 만에 7만원선을 되찾았다. 지난 4월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 이후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전환, 재고 축소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10만9200원에 마감하며 지난 25~26일 양일간 11.77% 치솟았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부각되고 있다. 외국인은 26일 기준 1개월 새 삼성전자를 2조5770억원, SK하이닉스를 1조2370억원 각각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은 두 종목에 대해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도체 단일 종목 비중을 극대화한 ETF도 들썩였다. 국내에 상장된 반도체 ETF 중 엔비디아의 비중이 가장 높은(30%)엔비디아 단일 종목 비중을 30%로 담고 있는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는 11.33% 상승했다. 국내 채권에 70%를 함께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ETF인 만큼 향후 엔비디아 주가 변동성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메가 트렌드의 최대 수혜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이런 장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엔비디아와 채권을 혼합해 담고 있어 편입 종목의 주가 급락 시에도 수익률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선두 기업인 TSMC와 밸류체인을 담은 △TIGER TSMC밸류체인FACTSET는 13.12% 상승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국내와 대만, 일본 상장 반도체 기업들에 골고루 투자하는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액티브는 15.70% 뛰었다.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1위 기업들을 담고 있는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는 11.30% 상승했다. △SOL 반도체소부장Fn은 8.79% 올랐다.
반도체 업종의 본격적인 상승기까지 주가 변동성이 불가피한 가운데 점진적 비중 확대가 유효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반도체는 현재 생산업체들의 감산에 따른 상대적 수요의 회복을 지나고 있고,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있다”며 “경기 회복과 매크로 지표 반전을 기반으로 한 수요 회복 전까지 반도체 주가는 상승·하락을 반복할 수 있어, 반도체 비중을 확대하면서 본격 상승기를 대비하는 게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순환적인 변화(메모리 반도체의 업턴)과 중장기 구조적 변화(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내재화 강화, AI 등의 새로운 전방산업의 출현)을 고려하면 반도체에 대한 관심은 이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반도체는 대표적인 사이클, 경기순환 업종으로 특정 투자 시점이나 종목별 접근에 따른 변동성을 방어하려면, ETF를 통해 메모리, 비메모리, 파운드리, 장비 등 선두 기업을 중심의 분할 매수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