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시세조종 물증…‘尹·한동훈 술자리’ 첼리스트 조사임박[사사건건]

by김미영 기자
2022.11.05 09:00:00

서울남부지검, 권도형-직원 메신저 내용 분석
‘청담 술자리’ 의혹제기 후폭풍
경찰, 첼리스트 소환통보…‘한동훈스토킹’ 더탐사TV 조사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참담하고 침통한 한 주였습니다. 일주일 전이자 핼러윈 데이를 앞뒀던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이태원의 좁은 내리막 골목에 인파가 몰리며 압사 참사가 났습니다. 지난 4일 오후 6시 기준 사망자 156명, 부상자 195명 총 35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참사입니다.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다친 분들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사고를 당한 가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국민적 추모가 인 이번주, 한 켠에서 일어난 다른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피해자 28만명, 피해액 77조원으로 추정되는 테라·루나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시세조종 혐의를 뒷받침할 물증을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최근 권 대표가 테라폼랩스 직원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해 분석 중입니다.

권 대표는 메신저를 통해 이 직원에게 테라의 시세를 조종하라는 취지의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대표는 테라가 실제 자산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가치 변동성을 최소화했다고 홍보했었습니다. 알고리즘을 통해 1테라의 가치가 미화 1달러 수준에서 자동 조정되도록 설계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권 대표가 이러한 홍보와는 달리 특정 가격에 맞춰 일종의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권 대표의 여권은 지난 3일 자로 무효가 됐습니다. 그는 여권 무효화 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유럽의 한 나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권 대표의 기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곧 회의나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며 “전 세계 모든 경찰의 참석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납세자에게 거짓을 퍼뜨리는 이들을 위해 VIP로 초대한다”면서 “당신의 비행기표까지 지불할 수 있다”고 썼습니다.

한편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 뒤인 올해 5월 투자자들이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권 대표를 고소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권 대표는 이보다 한달 전에 해외로 도피했고, 인터폴은 9월에 권 대표를 적색수배했습니다.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앤장 변호사들과 함께 서울 청담동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고발인 중 하나인 제보자 첼리스트에게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3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여성 첼리스트 A씨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습니다.

앞서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인 건사랑(현 건승코리아) 운영진, 윤 대통령 지지 단체인 새희망결사단은 지난달 25일 서초서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유튜브 기반 언론 매체 ‘더탐사TV’의 취재원인 첼리스트를 고발했습니다. 김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들의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더탐사TV의 취재 내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더탐사TV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 등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했다”는 내용의 A씨와 당시 남자친구 전화 통화내용을 공개했습니다.

한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된 더탐사TV 소속 기자는 다음날 오후 경찰에 출석, 조사를 받았습니다. 4일 오후 수서경찰서에 나온 더탐사TV 기자 김모씨는 “권력에 대한 감시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씨에 취재 지시를 내렸다는 강진구 기자도 함께 해 “올 8월에 제보받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취재 활동을 했을 뿐”이라며 “한 장관의 차량을 쫓은 건 2회 정도이고, 나머지도 주거지 인근에서 탐문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취재 활동이 스토킹 범죄로 처벌받는다면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는 사망 선고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탐사는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지난달 24일 유튜브 채널에 올렸습니다. 한 장관 측은 9월 28일 퇴근길에 자동차로 미행당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봤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습니다.